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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5

1774번째 공식 사망자와 가습기 살균제의 재앙.


관리가 가장 편리하다는 기화식 가습기지만.. 작은 핏자만한 디스크 45장과 안쪽도 꼼꼼히 닦아내야 합니다. 귀찮다고 그냥 가동시키면 물때와 세균들도 함께 들이마시게 되니 말입니다. 청소를 좀 더 쉽게 해주겠다며 등장했던 가습기 살균제. 돈에 눈먼 기업들이 안전에 눈을 감고 내놓은 살균제는 이내 독극물이 되어, 며칠전 1774번째 공식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신고되지 않은 사망자가 2만명에 달하며, 심각한 피해자가 거의 900만명이라는 조사까지 있습니다. 인도의 보팔 가스 누출 사고와 일본의 미나마타병 정도가 규모 면에서 비교될 재앙입니다. 판매 제작사는 눈치만 보고, 검찰과 법원은 뭉기적거리고, 정부는 모르쇠로 버티다, 마지못해 등장한 조정안은 배째라는 범법 회사들의 태도로 물거품이 될 판입니다.
같은 나라에 살면서 이런 비극을 외면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게 나라냐고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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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죽인 ‘그 살균제’…옥시는 보라, 말 못해서 쓴 “아파”

등록 :2022-05-03   남종영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 안은주씨 별세…향년 54
옥시, 전날도 국회서 책임 회피…사과 끝내 없어



2019년 12월 안은주씨가 두 번째 폐 이식 수술을 마치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손으로 쓴 글씨.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피해보상금) 조정의 합리성이 떨어져서…”

“지금 저희가 재판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서… (답을 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이례적으로 옥시레킷벤키저의 박동석 대표와 애경산업의 채동석 대표가 증인으로 나왔다. 두 기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가 제시한 조정안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두 대표에게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두 대표는 시종일관 재판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파’라고 쓴 두 글자

같은 시각 전직 배구선수 안은주(54)씨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두 번이나 폐 이식 수술을 받은 터였다. 수술 뒤 합병증으로 목을 절개해 산소발생기를 찼다.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는 펜으로 글을 써서 가족과 대화를 나눴다. 2019년 두 번째 폐 이식 수술을 마치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그가 쓴 손글씨는 “아파”였다.



안은주씨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5년 9월 서울 여의도 옥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안은주씨.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안씨는 배구선수였다. 호남정유 실업팀에서 코트를 누볐다. 선수에서 은퇴한 뒤 경남 밀양의 초등학교와 실업팀에서 코치와 배구 심판 등을 지냈다. 남편, 아들, 딸과 가정을 꾸렸다. 행복한 날들이 평생 이어질 것 같았다.

삶이 뒤흔들린 것은 2011년의 일이다. 그해 안씨는 갑자기 쓰러졌다
. 부산 동아대병원은 ‘원인 미상 폐질환’ 판정을 내렸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원인 미상’ 판정을 받던 때였다. 폐에 뿌리 박힌 독은 온몸으로 퍼졌다. 신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투석, 하반신 마비와 욕창, 시력 및 청력 저하…. 병원비로 친정집은 5억원을 빚졌다. 쓰러지기 전 그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으로 가습기를 청소했다.

안씨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이젠 전 스스로 포기하려고 합니다. 똑같은 옥시 제품을 쓰고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그 이유에 대한 어떤 이유와 설명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듬해부터 그는 병원 침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의 긴급지원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옥시쪽으로부터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

옥시∙애경 “피해보상 분담금 합리적이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는 지난달 피해자 7천여명에게 최대 9240억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내놨다. 11년 동안 이어진 가습기살균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듯 했다. 그러나 옥시와 애경 쪽이 조정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 기업은 △피해보상금의 60% 정도를 부담하는 점 △조정이 이뤄지면 앞으로 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조항이 조정안이 아니라 권고안에 담긴 점 등을 문제 삼았다.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작업을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조정안이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자사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앞으로 피해자와의 조정 작업에 기업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취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 말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두 분(박동석, 채동석 대표)의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환경노동위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논의하는 별도의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안은주씨는 산소통을 매달고 밀양에서 서울 병원까지 오갈 정도로 굉장히 강인한 분이셨다. 최근 3년 동안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겨서,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3일 0시4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안은주씨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다. 전직 배구선수였던 안씨는 옥시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끝내 보지 못했다. 환경부 산하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에 신고된 1774번째 사망자였다. 향년 54.

남종영 기자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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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잘못한 열가지를 살펴보고 반성하라!

보고서 389호 파일 다운로드는 아래 클릭하세요

http://eco-health.org/bbs/board.php?bo_table=sub02_04&wr_id=391

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 2022427(보고서 389)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서 잘했다라고라?

검찰은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잘못한 열가지를 살펴보고 반성하라!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려는 정치권의 검찰개혁 논쟁과 관련해, 검찰측이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거론하며 주장하는 내용이 하도 기가 막혀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1년간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사건 흐름을 깊이 파악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검찰수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똑똑히 지켜봐온 입장에서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426일 대검이 배포해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형참사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없다면 피해자 구제, 적정한 국가형벌권 행사에 심각한 지장이 우려된다", “2015년 개시된 1차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세계적으로도 유사 처벌사례를 찾기 어려웠다며 연구를 통해 관련 법리를 새로 정립했다”, "수사와 재판에 필요한 법리를 연구·개발하고, 이를 수사에 접목하여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결에까지 반영되도록 하는 일은 다시는 보기 어려울 것."


“ 2018년 개시된 2차 사건에 대해 식품의약 전문검사, 의사 출신 검사 등을 압수수색에 투입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업체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수사 도중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닉·인멸하고 담당 공무원이 뇌물을 받아온 사실 등을 확인했다며 검찰이 증거인멸·뇌물수수 등 수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2015/2016년에 1, 2019년에 2차 수사를 진행했고 일정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2016년초 검찰의 수사는 이전 5년동안 묻히다시피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세상에 크게 드러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와 재판결과를 해당 시기의 단면적으로만 볼게 아니라 지난 11년간의 시간의 흐름을 놓고 봐야 검찰의 잘잘못이 명확히 보입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사건흐름 과정에서 검찰의 문제점과 잘못을 열가지로 정리했습니다.

검찰이 과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가를 정중히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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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1: 사건초기 검찰 인지수사 안함

20118월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역학조사결과를 처음 발표했고, 그해 11월 동물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생산 및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피해신고를 받지 않고 피해대책을 세우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가해기업을 상대로 소송하라며 뒷짐을 집니다.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자체적인 피해신고를 받아서 수차례 발표합니다. 수명에서 수십명으로 그리고 수백명으로 피해자는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바로 이러한 흐름에서 검찰은 인지수사를 통해 수사권을 발동했어야 합니다. 죄없는 소비자, 그것도 어린이와 산모들이 수십 수백명이 죽고 다친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검찰은 수사권을 발동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찾아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검찰을 이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2: 2012년 검찰의 기소중지

20128월부터 피해자단체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여러차례 가해기업과 정부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시켰습니다. 그러나 32개월이나 지난 201510월에야 검찰은 수사를 개시합니다. 검찰 늑장수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과 2013년 사이에 검찰은 강남경찰서에 사건수사를 지시했지만 강남서는 고발인들이 주장하는 피해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임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부했고 검찰을 이를 그대로 수용해버립니다. 2012228일의 일입니다. 검찰은 중대범죄임에도 경찰에 내려보냈고, 경찰의 허술한 수사결과를 보완하지 않은 채 기소중지 시켜버린 것입니다. 검찰 소극수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3: 검찰의 늑장수사

2016126일 중앙지검은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사건 수사팀]을 만듭니다. 2015년 하반기에 진행되던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는 검찰 보도자료가 언론에 뿌려집니다. 이후 검찰은 수사과정을 하나하나 언론에 공개해가며 여론을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 5년째나 되는 시기였습니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의 수 많은 고발이 이어진 지 한참 후에야 검찰의 늦장수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게다가 20164월에는 총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왜 검찰이 오랫동안 침묵하다 이런 시기에 수사를 시작했는지 궁금해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수사 개시는 검찰 맘대로였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4: 정부책임에 대한 검찰의 면죄부

2016년 검찰의 가습기살균제 1차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검찰은 공산품안전관리 책임 부처인 산업자원부와 질병감시 책임부처인 보건복지부, 살균제 관리 부처인 식약처 등을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수사계획서를 작성하고 수 십 명의 관계 공무원을 조사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세퓨 등 일부 기업만 기소하였고 정부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결국 환경부는 혐의없음으로, 나머지 부처들은 수사결과 조차 언급조차 하지 않고 마치 수사하지 않은 것처럼 불기소이유서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기업과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의 한 축인 정부에 대해서 면죄부를 주고 말았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5: 옥시 외국인사장 무죄판결은 검찰 소극수사 결과

20161차 수사 및 이후의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옥시의 영국본사와 외국인임원들에 대한 수사를 소홀히 합니다. 제품 판매과정의 핵심적인 외국인 임원들 여럿이지만 단 한 명도 국내로 소환수사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옥시의 외국인사장 리존청(존리)에 대한 재판에서 대법원은 20181월 무죄를 선고합니다. 재판부가 죄를 주려고 해도 검찰의 수사내용에 별게 없어 결국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주범 중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옥시의 외국인 사장이 무죄를 받은 일은 검찰의 소극수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리존청과 거라브제인은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 낸 옥시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제품표면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광고문구를 넣은 장본인들이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6: 정부의 직무유기 공소시효 넘긴 검찰

2018년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정부책임을 물어야 할 마지막 시한이었습니다. 산업부와 기술표준원,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등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부부처의 관계 공무원들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막지 못한 법적책임의 핵심 중 하나는 직무유기입니다.

공무원의 직무유기는 7년이내에 수사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재판을 제기할 수 있는 시한 즉 공소시효가 7년입니다. 수사권 기소권을 모두 쥔 검찰은 사건발생 7년이 지나는 2018년까지도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정부부처와 관계 공무원들에 대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결국 2018년이 지나면서 직무유기관련한 정부책임을 법적으로 물을 수 없게 됩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7: 2019년 검찰의 2차 늑장수사

사건이 알려진지 8년째인 20191월에야 검찰의 2차 수사가 시작됩니다. 2016년 검찰의 1차 수사때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던 SK, 애경, 신세계 이마트 등 cmit/mit 살균원료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만들고 판 기업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때까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들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고발한 끝의 일입니다. 너무도 늦은 검찰의 늑장수사였습니다.

그런데 그때에도 검찰은 정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습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한 정부책임은 직무유기외에도 기업들과 공무원간의 연결등 여러 측면에서의 수사가 가능하지만 검찰은 정부책임은 아예 손도 대지 않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8: SK 애경 이마트 과실치사상 사건의 1심 무죄와 검찰의 역할

20211월 법원은 SK, 애경, 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들에 대한 과실치사상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합니다. 2019년 검찰의 2차 수사에 대한 허망한 결과였습니다. 재판부가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문제가 컸지만, 검찰이 재판과정에서 보인 무성의와 소극성에도 문제가 큽니다. 검찰이 신청한 전문가 증언임에도 검찰은 거의 질문을 하지 않았고, 피고측 변호인들이 억지를 부리며 증인에게 질문을 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검찰은 반박하거나 이를 제대로 잡지 않습니다.

대형참사사건의 형사재판에서의 무죄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은 도대체 무어라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1심 재판 결과를 받아든 피해자들이 내몸이 증거다라고 법원앞에서 울부짓는 상황을 만든 검찰이 무슨 면목으로 피해자 구제, 적정한 국가형벌권 행사에 심각한 지장이 우려된다며 수사권 독점을 주장한단 말입니까?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9: 옥시 외국인사장 거라브제인 수사 손 놓은 검찰

거라브제인(Gaurav Jane)은 현재 영국본사 레킷의 인도지사 임원으로 있는데,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옥시의 마켓팅임원이었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옥시의 사장이었던 자로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입니다. 검찰은 20161차 수사때 옥시가 가장 많은 제품을 팔고 제품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광고문구를 넣은 책임자 였던 외국인임원 거라브제인의 한국 소환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인터폴에 요청해 적색수배합니다.

그런데 그게 끝입니다. 검찰은 이후 거라브제인을 소환해 수사하고 형사책임을 물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수백 수천명의 한국 국민이 죽고 다친, 검찰표현대로 대형참사이지만 인터폴 적색수배 해놓고 검찰은 손을 놓아버린 상태입니다. 한 명을 죽인 살인범도 인터폴과 공조해서 국내로 압송해 수사하는 검찰의 모습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검찰의 잘못10: SK 애경 이마트 과실치사상 사건의 2심 재판과정에서의 검찰 소극성

20224월 현재 진행되는 SK, 애경, 신세계 이마트에 대한 과실치사상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도 검찰은 여전히 소극적 입니다. 보다못한 피해자들이 민변 등에 요구해 피해자 대리인의 자격으로 검찰이 재판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시도했지만 검찰은 배타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1심 재판결과를 뒤집어 가해기업들의 유죄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2심 결과도 심히 우려됩니다.

이상과 같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11년 흐름 과정에서 검찰의 문제점을 열가지로 지적해보았습니다. 2016년과 2019년 두차례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늦은 늑장수사였고 소극수사와 재판진행으로 정부책임과 기업의 핵심적인 책임자들을 대거 놓쳐버린 책임도 검찰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수사와 재판에서의 검찰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곧 경찰 수사권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2012년과 2014년 강남경찰서의 어처구니없는 기소중지가 바로 그런 배경입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지 10년을 맞아 힘겹게 진행해 내놓은 피해조정안을 주범 기업인 옥시와 애경이 거부해 피해자들이 힘들어하고 국민적 분노가 불매운동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옥시와 애경이 이렇게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배경에는 지난 10년간 형사처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검찰은 이 점을 잘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비롯해 대형참사,정치적인 사건 등에서 법적 지식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수사권 보유를 주장하고 있으나,이는 법적 지식이나 논리가 모자라서 경찰이 검잘에 비해 수사를 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단지 법률가들의 고답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한 판례와 법적 해석을 자기들 마음대로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정부의 직무유기,독성의 비특이성과 인과판단 등을 매우 협소하고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해석하는 법률가 집단의 집단이기주의,현실 정치권력에 따른 정치적 판단,대기업 등 사회적 강자에 대한 편향된 접근 등의 문제가 현 시점에서 중요하며,이러한 점에서 경찰의 수사권이 법률가 이기주의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검찰이든 경찰이든 제대로 똑바로 수사권을 동원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가해자들을 잡아내고 법적 처벌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만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법정의를 바로 세워라는 말도 필요합니다. 검찰과 경찰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2022427

환경보건시민센터 & 가습기살균제피해유족

내용문의; 최예용 소장 (환경보건학 박사) 010-3458-7488

김태종 유족 (부인사망) 010-552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