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8일 오전 11:25
자칭 타칭 바보라 불렸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습니다.
나름대로 진보라 불리기를 원했다지만,
그의 길이 진보였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때는 노동자와 어깨를 함께 곁었던그가 온갖 이유를 대며 노동운동을 억누르고,
겉만번지르르한 신자유주의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상에 힘을 쏟고,
환경을 갉아먹는다던 새만금 방조제를 농지확장 운운하며 계속 추진하는가 하면,
집값을 잡는다면서도 아파트 선분양제도는 그대로 두고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부자세 징수에는 뜨뜻미지근 했고
그의 가신들이라고나 할 함량 부족의 사람들을 대거 등용하여 병풍을 두른것이라든지,
이라크 파병으로 명분없는 제국주의 전쟁에 힘을 보태고
새마을 운동이나 자유총연맹같은 관변단체에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는 등,
반례를 들자면 한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노무현은 진보에 관심은 있었으나
실제로는 보수를 대변했던 정통 우파라고나할 것이고,
이런 지적이 서운하다면 중도 우파 정도의 평가가 고작일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우리가 잃은 것은 파릇한 진보 정치가가 아니라,
이제 갓 자리를 잡으려던 초보 보수주의자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정권에서 보였던 자유롭고 시끄러운 세상.
우파던 좌파던, 아니면 사람파던
누구라도 정권을 안주삼아 떠들 수 있었던 자유만큼은 그의 치적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렇게 훌쩍 우리 곁을 떠나지 말고,
좀 더 시끄럽고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걸었더라면 하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이유입니다.
서로 동의 하지는 않지만,
각자가 자기의 논지와 입장을 주장하며
함께 밤을 새며 떠들고, 이마를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사는 세상 말입니다.
그가 그리운 이유는,
목이 잠기는 줄도 모르고 그런 날밤을 새던 추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런 밤샘이 그렇게 소중하고 지키기 어려운 것인 줄.
봉하마을은 이제 우리가 잊지 않아야할 반성의 장소입니다.
세상을 바로 보자던, 바보는 가고 없지만,
제 정신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가 되어
모두의 마음 속에 남았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어떻습니까?
봉하 한번 다녀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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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부엉이 바위가 보이는 봉화산 중턱.
정면 산 아래에 보이는 것이 자택. (널판지 형상의 지붕을 한 건물군)
새 집은 지은지 1년도 안돼 주인을 잃을 운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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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 바로 아래.
그의 유언장으로 알려진 문구가 걸려있다.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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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입구에서 본 부엉이 바위.
그날 아침, 그는 이른 새벽 이렇게 저 바위를 쳐다 본 후 이내 먼 길을 나섰을 것이다.
오늘도 산 중턱에는
그가 갔던길을 더듬으며, 사람들이 다시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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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초가집이 복원된 생가,
그 뒤가 신축하여 퇴임후 머물렀던 자택,
바로 그 뒤에 부엉이 바위가 보인다.
오른쪽에 솟아 보이는 것이 봉화산 정상인 사자바위.
참된 삶이란 무엇이었을까.
제행무상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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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 아래 만장처럼 드리워진 노랑색 추모 리본.
한켠에는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중달을 달아나게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진국 제갈량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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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
그가 마지막으로 서서 세상을 보았을 그 바위.
그물이 쳐져 출입금지 상태로 되어 있다.
언제까지 그는 우리와 다른 세상으로 남아 있을까?
그러고 보니 막힌 세상이다.
통하지 않는 세상이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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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신룡리, 또는 "봉하마을"로 바로 검색이 가능할 수도 있음.
승용차:
1. 부산 쪽에서... 남해 고속도, 진례 나들목에서 나간다.
우회전, 3Km 쯤 직진하여, 14번 국도를 만나면 좌회전,
3Km 쯤 직진하다, 우회전...
1Km 진행 후 우회전...
(이렇게 대충기록하는 이유는, 곳곳의 "노무현 대통령 생가" 이정표를 믿기 때문이다.)
2. 마산, 대구, 광주, 전주, 서울 등에서... 남해 고속도, 동창원 나들목에서 나간다.
우회전...14번 국도를 따라 진영읍까지 진입 (약 5Km 내외)
좌회전...1Km 진행...
우회전...(이 역시 이정표를 따라 가는 쉬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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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학자들이 답한 ‘노무현 세상’ 〈 노무현이 꿈꾼 나라 〉
2009년 5월23일.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깊은 회한이었을까? 참담함이었을까? 당시 그의 마음속을 모두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마음 한구석엔 그가 꿈꿨던 ‘진보의 재구성’을 완성하지 못한 안타까움 또한 깊었을 것이다. 이는 그의 유고이자 미완성의 책 <진보의 미래>(동녘)에 담긴 절절한 문제제기들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보학자 39명이 그가 남긴 문제제기에 답하는 글을 모은 것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이 작업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노 대통령이 남긴 장과 절의 구분, 그리고 여러 메모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더 나은 진보’를 향한 그의 바람과 희망이 너무나 절절하고 생생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끊임없이 묻는다. “진보 세력의 한계는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진보는 어떤 관계인가?” “한때 진보진영이 퇴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 집필에 참여한 이들은 그의 재임 때 국정을 함께 고민한 이도 있지만, 그의 ‘한계’를 비판했던 이 또한 적지 않다. 이들은 적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록 스스로가 뛰어넘지 못했지만 그러나 스스로가 굴복하지 않았던 인물”(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이었음에 동의한다.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헌사되는 책이지만, 또한 국민에게 바쳐지는 책이다. ‘노무현이 꿈꾼 진보’를 옳게 평가할 이도, 그것을 실현할 이도 이제는 ‘국민’밖에 없기 때문이다.(동녘·2만5000원. 김보근)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75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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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에서 '아녜스의 노래'... (권범철 화)
http://kr.news.yahoo.com/service/cartoon/shellview2.htm?linkid=sisa_cartoon&articleid=2010060410343133970&cp_code=all&newssetid=4001&seq=10&page=1&hits=20
원로배우 윤정희가 주연한 영화 "시"는, 칸 영화제에서 시나리오 상을 받았다.
감독 이창동은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으로 잠시 있다가 '온전하게' 영화계로 돌아왔다.
여기서 '온전하게'란 말은,
영화판에서 걸진 입으로 알려진그가 -욕으로 유명해진 후임 유 아무개와는달리 -
국민 앞에서는 쌍소리 한번하지 않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누구는 가장 시끄러웠던 때라고 하지만,
어느 때보다 가장 사람답게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아녜스의 노래...(전문)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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