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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12월 26일 박싱 데이..잊지 마세요.

12월 26일: 박싱 데이. 잊지 마세요.2006-12-21
12월 26일은 박싱데이입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위해 박스, 즉 작은 선물을 준비해 드리는 날입니다.

아래 글은 지난 박싱 데이를 보내며 적은 후일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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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야쿠르트에 말을 시킬 수 있다는 것 보다는 덜 신기한 일이긴 하지만,
 
참...야쿠르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아침에 야쿠르트가 배달 될 즈음해서, 문 안쪽에서 기다립니다.
    그런 다음 야쿠르트가 우유 투입구로 들어오면, "누구세요?"하고 물으면...
    "야쿠르튼데요"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지요.    
 
너무 썰렁한가요?
 
다음 그림은 신문 배달 아저씨에게 드리려고, 작은 양말 선물을 집주인이 놓아 두면서 적었던 쪽지입니다.
선물 안에는 새벽 배달에 감사드린다는 카드도 한 장 들었었다 합니다.
그랬더니, 며칠 후...그 쪽지가 다시 돌아 왔는데...
그 쪽지 아래 여백에, 아 글쎄, 신문이 글씨를 써서 보내왔다지 뭡니까?
"따뜻하게 신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문 -"


(계속 썰렁한가요. 쩝)
 
온 세상이 즐겁게 맞이하기로 작정한 성탄절은 산타 할배께서 선물을 줍니다.
선물 수령 준비라 했자 양말 한짝만 걸어 놓으면 그만이지만, 나이들면서는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받는 입장에서 주는 사람으로 역할이 변하면서 이내 마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긴 형편 좀 되는 집에서는 바리바리 백화점에서 사들여 안기면 그만이지만, 원래 선물이란 게 그런 물량 공세로 우위를 가리는 게 아니겠기에 더욱 고심하게 됩니다.

게다가 지난 1년 동안 나는 과연 "가정, 지역 사회, 나아가 나라를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했던가"하는 질문이 떠오를 연배가 되면, 이내 성탄은 무거워지기 마련이지요. 해마다 아기 예수는 구유에 누어 우리의 가장 깊은 곳을 만져주시곤 합니다.
"공수래 공수거." '나도 이렇게 왔고, 너도 이렇게 가리니, 아끼지 말고 주거라. 어차피 가지고 갈 것은 없더라'하시는 듯...
 
세상을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애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물을 받을 계제가 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우리가 얼굴도 기억하지 않고, 또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없이 세상은 돌아갈 리 없는 그런 중요한 이들입니다. 신문, 우유 배달, 관리인 아저씨, 환경미화원...
다행히 서양에서는 박싱데이(boxing day)라는 날을 성탄절 바로 다음날로 목지어 두었습니다. 누구는 고작 100여년 쯤 되었다하기도 하고, 누구는 상업적 발상이라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 취지는 소중합니다. 보이지 않는 소중한 도우미들을 위해 작은 상자(box)에 선물을 담자!
 
발렌타인 데이나 할로윈 데이처럼 이 날도 이미 미국에서는 백화점 세일 잔치로 자리잡은 듯 한데, 아직 우리는 그런 상황은 아니기에 이런 문화가 본래 뜻대로 정착되기를 빌어 봅니다. 감나무에 감 모두 따지 않고 남겨서 까치밥 챙겨주는 옛 우리네 마음처럼, 성탄에 넘쳤던 선물이 그렇게 남아 소중한 사람들에게 흘러 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혹시 올해 그냥 지나쳐서 서운하시다면, 크리스머스와 박싱데이는 내년에도 어김없이 찾아 온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전합니다.
참, 섣달그믐, 까치 설날에 아이들에게 잠을 자지 말라던 것이...
어쩌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잠들지 못하는 배고픈 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라'는 깊은 뜻이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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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서양만의 풍속이라는 지적에  맹자 말씀을 적어 봅니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무측은지심 비인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無羞惡之心 非人也 (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無辭讓之心 非人也 (무사양지심 비인야)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無是非之心 非人也 (무시비지심 비인야)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惻隱之心 仁之端也 (측은지심 인지단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짐의 극치이고,
羞惡之心 義之端也 (수오지심 의지단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辭讓之心 禮之端也 (사양지심 예지단야)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是非之心 智之端也 (시비지심 지지단야)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맹자공손추편(公孫丑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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