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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문재인 대신 이재용 대통령?

 [문재인 대신 이재용]

문재인 대통령에 묻는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격을 드높혔던 민주의 촛불을 기어코 꺼뜨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대 역시 뇌물수수, 자금횡령, 국고 손실, 조세포탈, 직권남용으로 국기를 흔들다 구속된 이명박 박근혜 꼴이 될까 두려움에 떠는가.
뒤술레잡힐 때 사면을 애원하려 보험이라도 드는 것인가?
이런 꿍꿍이가 아니라면 온 나라의 양심세력이 유전무죄를 되뇌며 분노하는 아우성을 왜 듣지 못하는가?

석방에 들떠있을 이재용에게 묻는다. 진정으로 죄값을 치루고 나라의 기둥이 되고 싶다면, 자진해서 가석방을 거부하고 근신하기 바란다. 뇌물과 사기죄로도 부족해 프로포폴 마약주사에 이르기까지 터질만한 사단은 거의 나왔으니 웬만한 흑색선전에도 끄떡없이 경제력에 정치력을 겸한 대통령감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다.

닭 쫓던 개 꼴 된 국민들이 오죽했으면 이런 소원을 빌겠는가

들리는가 대통령. 무엇이 중한가. 무엇이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인가.

이재용의 1차 혐의: 뇌물, 횡령, 배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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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2차 혐의: 삼바(삼성 바이오 로직스) 분식회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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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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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혐의


법위에 재벌 없고 총수 없다그게 정의고 공정이고 상식이고 법치주의다” 


등록 :
2021-07-18    
김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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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식인 781이재용 사면·가석방 반대선언 이끈 전성인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진보·개혁 성향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 모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가석방을 반대하는 내용의 선언서를 18일 발표했다. ‘이재용 특별사면·가석방에 반대하는 지식인 일동명의의 이 선언서에는 발기인 13명을 포함해 781명이 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발기인 중 한 명이자 선언서 작성을 주도적으로 이끈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저를 포함해 이번 서명자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사회가 상식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고 말했다. “법위에 재벌 없고 총수 없다. 그게 정의고 공정이고 상식이고 법치주의다.” 전 교수는 서명자를 정리하면서 애초엔 협의의 지식인위주로 생각했는데,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 뜻이 많아 범위를 넓혔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특별사면은 물론, 가석방 대상인지도 의문이며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석방은 수형 생활을 모범적으로 하고, 그 기간 중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자에 대한 특혜다. (이 부회장이)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는가?전 교수는 대의명분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반도체 대전에서 회사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인데, 가석방을 해봐야 죄의 결과(특경가법상 횡령·배임에 따른 취업금지)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별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 데 견줘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 승인 사항이다. 법무부 규정상 형기 60%를 채운 경우 가석방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국정농단 사건에 얽혀 2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이달 28일부터 이 요건을 채우게 된다.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권, 재계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사면 또는 가석방 가능성이 지속해서 거론됐던 배경이다.

총수가 없으니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식의 재계 쪽 사면 논리에 대해 그는 미국에 20조원의 반도체 관련 투자를 하겠다는 결정(지난 6)을 이 부회장이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경우라면 이른바 옥중경영이라 수형 생활 중취업금지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특사나 가석방 불가라고 반박했다. 만일 삼성전자 이사회 결정이었다면 총수 없이도 투자 결정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반증 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특별사면은 그 성격이 범죄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대통령이 사후에 뒤집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행사돼야 마땅하며, 그렇지 않으면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훼손되고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나타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이런 일반론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고 전 교수는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얽혀 있는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란 점이 우선 꼽혔다. “범죄 행위로 확정된 사안에 사면해 풀어주면 법원은 뭐가 되겠나. 재판이 장난이 되는 거다.” 삼성웰스토리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이 급식 일감을 몰아준 사건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 또한 기결수의 발목을 잡는 미결사안의 한 예로 들었다.

김영배 선임기자kimyb@hani.co.kr

        <선언문 전문>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가석방 반대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어 복역 중인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가석방 논의가 우려스럽다. 재계의 건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호응하고 법무부장관과 여당대표가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재용 전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부의 대물림이라는 자신의 사익 추구 를 위해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의 공금을 빼돌려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함으로써 국정을 농단 한 자이다. 국정농단 사범에 대한 면죄부 발급은 그것 자체로 신중해야 마땅하다. 더구나 이 전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여러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또 다른 사법적 심판이 끝나지 않은 자이다. 우리 지식인들은 국정농단의 위중한 죄를 저지르고 아직 다른 사건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종 결되지 않은 이 전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과 가석방은 이 나라 법치주의의 근간과 공정의 시 대가치를 무너뜨리는 처사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견해 를 밝힌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범죄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사후적으로 번복한다는 점에서 원칙을 가지고 매우 신중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특히 특정인에 대한 면죄부와 다름없는 특별 사면은 최대한 삼가야 한다. 특별 사면 자체가 국가 권력과 범죄자 간의 숨겨진 뒷거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 특정인이 우리나라 최대 경제 권력인 삼성의 총수이고, 문제 가 된 범죄행위가 사익 추구를 위해 정치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면 더욱 부적절하다.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신분제를 타파한 근대 국가의 보편 이념이다. 우리 헌법 제11조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재벌 총수는 그동 안 법 위에 군림하며 특별 대우를 누려왔다. 국민들은 200912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인 특별사면을 잊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사실상의 사회적 특 수계급이 아직도 완전히 청산되지 않고 있다. 촛불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누구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 후보 시절 발표한 대선 공약 제2장에는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 근절시키겠습니다라는 제하에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 추진이라는 대국민 약속이 수록되어 있다. 이 전 부회장의 사례는 대법원도 판시한 재벌의 불법경 영승계사건이고, 그 형태는 삼성전자의 회사 돈을 빼돌린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 횡령, 배임의 규모가 일반 형법으로 다스리기 부족할 정도로 커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가중처벌할 정도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약관화하다. 문대통령은 국민에게 약속한 그대로 이 전 부회장에 대해 사면권을 제한해야 마땅하다. 재계는 노골적으로 이 전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고 있으며, 정부와 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은 구차한 이유를 들어 재계의 사면 건의를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나섰다. 나아가 사면이 안되 면 가석방도 가능하다고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의 사면과 가석방 논거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재계가 이 전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세계적인 반도체 전쟁에서 통 큰 투자가 필요한데 총수의 부재 때문에 이런 중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주식회사 제도의 근본에 어긋나고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다. 현대적인 주식회사 제도에서 회사 내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다. 삼성전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도 이사회다. 과거 총수의 친위 조직이었던 미래전략실이 존재했으나, 이 전 부회장은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하여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폐지했다. 따라서 총수의 부재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요한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현재 이사회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주장일 뿐이다.

총수의 부재가 대규모 투자결정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의 반례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행사에서 170억달러(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전 부회장이 교도소에 복역 중인 상황에서 나온 초대형 투자 결정이다. 이는 총수의 부재와 회사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 결정이 무관하다는 살아있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이 투자결정이 이 전 부회장의 옥중 경영결과라고 강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불법 행위다. 왜냐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14조는 이 전 부회장처럼 대규모의 횡령, 배임 등 재산범죄를 저지른 자의 관련 회사 취업 을 일정기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취지는 재산범죄를 저지른 자가 관련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자를 그 회사로부터 일정 기간 격리시킨다는 뜻이다. 만일 이 전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자행했다면 이 부회장은 복역 중에 취업제한을 어기고 새로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옥중 경영시비 외에 더 명시적인 범죄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작 년 9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와 관련하여 자본 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 중에 있다. 이 전 부회장은 또한 마약류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올해 64일 검찰에 의해 벌금 5천만원에 약식 기소된 데 이어,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전 부회장의 또다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발견하여 검찰에 송치함에 따라, 법원이 검찰의 정식 재판 신청을 받아들여 628일 정식 재판에 회부한 상태다.

이 전 부회장이 직면한 법률적 위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624일 공정거래위원회 는 20134월부터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 100% 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면서 이익보전 거래조건을 설정하여 부당지원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에버랜드 또는 그 후신인 통합 삼성물산이 100% 소유한 자회사로서 총수일가의 꿀단지로 알려진 회사다. 이 전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을 편취한 형국이 되었다. 비록 아직 이 전 부회장의 명시적인 개입 혐의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삼성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 전 부회장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 전 부회장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민주 법치국가의 가치를 짓밟고, 매수해서는 안 되는 공직을 매수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회사 돈을 사리사욕 충족을 위해 빼돌리고, 다른 사람에게 손해 를 끼치면서 자신의 이득을 부당하게 사취한 범죄자다. 그렇다면 마땅히 그 죄의 값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 헌법과 법률의 명령이고, 사법부의 판단이며, 우리 사회의 상식이다. 구차한 논리 나 허황된 궤변으로 이 전 부회장에 대해서만 특별히 면죄부를 발급해 주게 되면 이는 공정과 정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정농단 죄인인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별 사면·가석방 논의를 심 각히 우려하면서 다음 사항을 촉구한다.

1.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세운다는 촛불정부의 약속을 저버리고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하여서는 안된다.

1.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죄인은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기본을 짓밟고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하여서는 안된다.

1. 검찰은 삼성웰스토리를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편취 의혹 사건에서 총수 일가의 개입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라. -

1. 언론은 구차한 상황 논리를 펴거나 궤변에 현혹되지 말고 정론직필로써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수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2021718일 이재용의 특별사면·가석방에 반대하는 지식인 일동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03977.html#csidx91bfb6aaaf49f1d96c6d37f6e2aaa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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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사면을 반대한다  |  2

 

이재용   사면 대신   가석방?  그는    뉘우치고 있는가         

 

[연속 기고-  이재용 사면을 반대한다]   그와 삼성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21.07.16   서범진(trotskii02)

·      
'꿩 대신 닭'이라더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에 이어 이젠 가석방에 대한 이야기가 물밑에서 점점 더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어떻게든 풀어주고 싶어하는 이들이 재계나 보수언론뿐 아니라 여당과 정부 안에도 숱한 탓이다지난 6 6일에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도체, 백신 등 재난적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일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면하는 대신 가석방으로도" 가능하며 관련 문제를 "청와대가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경향신문> 2021. 6. 6.).    7 28일 즈음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요건(현재 법무부 예규 기준 전체 형기 대비 복역일 비율 60%)이 형식적으로 충족되고, 8월 광복절은 연 5회 실시되는 특별 가석방이 이뤄지는 때라 이런 목소리는 앞으로 더 커질 듯하다.


가석방 제도는 왜 만들었냐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법원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 6개월을 선고하고 마필 "라우싱" 몰수를 명령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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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형법의 가석방 제도는 중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 개인에게 관용을 베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가석방 제도는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또는 금고형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에게 형기를 다 채우기 전이라도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임시 석방하는 제도다.

임시 석방된 상태에서 아무 일 없이 정해진 형기가 끝나면 형 집행이 끝난 것이 되지만, 만일 가석방 기간 중 감시 규칙을 위배하거나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위반한다면, 또는 다른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다면 가석방은 취소되거나 실효된다(형법 제74, 75
).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가석방 제도는 법을 집행하는 당국 입장이나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위험 부담이 있는 제도다.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한번 정해진 형을 끝까지 살도록 하면 문제는 간단하다
.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어떤 수형자가 가석방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신중하게 심사해야 한다. 또한 풀려난 이가 가석방 기간 중 죄를 저지르거나 도주할 위험 또한 얼마간 감수해야 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도 들여야 한다
.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가석방 제도를 정한 이유는 어디에서 있을까? 가석방 요건을 정한 형법 제72조는 이렇게 쓰고 있다
.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그 행상이 양호하여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에는 … 가석방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가석방 제도는 감옥에서의 언행이 모범적이고 자신의 죄에 대해 뉘우침이 분명한 사람의 자유를 계속해 빼앗아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의 산물이다. 형벌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응보), 죄를 저지른 사람이 뉘우치도록 해 이후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끔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교정과 범죄 예방).

가석방 제도라는 '촉매' 또는 '거름망'을 통해 수형자들이 자신의 죄를 돌아보도록 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그들을 빨리 사회로 복귀시키자는 것이다
.


모범적인 옥중생활?


그렇다면 제도의 이런 목적과 취지에 비춰볼 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이 이뤄질 법한가? 가석방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수 언론의 친절하고 상세한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생활 관련 기사들에 기댄다. 이재용 부회장이 다른 재벌들과 달리 좁은 독방에 살고, 교도관들과 옆 방 수형자에게 친절하며, 최근에는 특혜를 거부해 치료를 미루다 맹장까지 심하게 터졌다고 한다.

이런 보도가 과장 하나 없는 문자 그대로의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뉘우침'과 재범 가능성 없음을 증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진정한 의미에서 뉘우침이란, 자신의 잘못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

법원은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죄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묵시적이나마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했다. , 이재용 부회장의 죄는 (형식적 죄목이 무엇이든)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과, 경영권을 불법적으로 승계하려고 한 것 두 가지 부분으로 이뤄져 있던 셈이다
.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행위에 대해 대중 앞에서 진솔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그는 자신에 대한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때도 구체적으로 자신이 한 잘못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도 그래서 문제가 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가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되어 있다는 금융당국과 검찰의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이렇게 이재용 부회장의 잘못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큼 성급하고 공허한 일이 또 있을까
.


잘못된 신호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반대 기자회견"이 지난 6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4대 재벌과 오찬간담회에서 "(이재용 사면에 대해)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뒤의 일이다.

ⓒ 권우성



더욱이, 앞서 살핀 것처럼 형벌에는 교화의 목적 외에 예방과 응보의 목적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죄가 저질러지면 사회가 그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부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또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의한 동일-유사한 범죄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목적 아래 현재 법무부는 상습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중상해 사건, 불법 촬영 동영상 유포와 같은 성범죄 사건 등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한 범죄들에 대해서는 가석방을 전면 제한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청와대도 그동안 '5대 중대범죄' 사면권을 제한하며 재벌의 중대한 경제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세우겠다고 천명해왔던 것일 터다
.

그런데 왜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는 왜 이런 원칙과 관점들이 모두 무기력해지는 것일까? 2018 1월부터 8월까지 가석방된 5451명 중 형기를 70% 이하로 채운 상태에서 가석방이 된 인원은 20명에 불과했다
(0.36%).

재벌 총수가 정치인에게 뇌물을 주거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온갖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는 일은 한국 사회의 질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로, 그 위험성과 파급력, 피해의 정도가 일반 범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

그런데도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런 소수점 이하의 특혜를 줘야만 하는 것일까. 더구나 가석방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재용 부회장이 출소해 합법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려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석방 이후 추가로 법무부의 '취업제한' 해제 허가가 나야 한다. 또 다른 특혜가 필요한 것이다
.

이런 특혜의 반복은 결국 재계와 사장들에게 잘못된 신호가 될 수밖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 이후 제2, 3의 이재용에게도 특혜가 주어지리라는 신호 말이다
.

이재용 없는 대한민국, 이재용 없는 삼성이 불가능하다면

사실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주장하는 이들의 핵심적 근거는 법률보다 일종의 경제 논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도체 투자를 주도할 이재용 부회장이 필요하니까, 백신 수급을 원활히 하려면 이재용의 리더십이 도움이 되니까, 삼성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이 있어야 하니까... 이런 모든 세련된 말들은 한 가지 진실로 수렴한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은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사회적으로 승인하자는 말일 뿐이다
.

이런 주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펴는 정치인과 재계-보수언론이 생존을 위해 굴뚝을 오르고, 거리에 나서고, 밥을 굶던 노동자들에게 항상 "법과 원칙", "떼법" 운운하며 윽박지르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

고작 2 6개월도 '이재용 없는 대한민국' 또는 '이재용 없는 삼성'을 상상할 수 없다면, 그리고 그런 상상이 정말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시급히 멈춰서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위법한 재벌 총수 없이는 돌아갈 수 없는 사회라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고 말이다
.

한 사회를 운영하는 방식은, 부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공평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길과 닿아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게 당연한 사회라면,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반대 문제는 물론이고 이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들과도 씨름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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