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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머리 속에 야구공이 자리잡고
응원과 한숨으로 지켜보던 그 시각에
또 이웃의 안타까운 부고가 전해집니다.
경비가 그저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야
오지랖 넓게 걱정을 사서 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까운 벗, 친척 중에도
이미 경비직으로 일하는 이가 많은 사람이라면
야구보다 더한 걱정과 한숨으로 기사를 읽습니다.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일이기 때문입니다.
업체는 결원이 생겨 어쩔수 없었고,
추가 근무는 자발적으로 본인이 결정한 것이라 발을 뺍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본인의 책임론,
그렇습니다. 각자도생의 각박한 세상에서
그는 자신이 잘못해서 죽음의 길을 간 겁니다.
그런데..왜 갑자기 기가 막히며 속이 부글거릴까요?
62시간 연속근무 끝에 건강했던 49살 경비원이 결국 세상을 떴습니다.
나흘동안 그 좁은 초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그만 아주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야구가 일본에 지고, 산수유가 지천에 지는 사이
우리 이웃은 살려고 몸부림치다.. 세상을 등 지고 말았습니다.
일본의 강제동원을 눈 감자는 세상이 되었고
일본에게 배운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한 채
우리가 앞장서서 몇 푼을 쥐어주고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이웃을 강제동원해 부려먹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한일야구와 초과근무 과로사 사건 그리고 뒤집힌 한일관계… 앞으로 얼마나 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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