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ed By Blogger

2019-08-09

조선일보 기사를 반대 의미로 새겨야 하는 이유


 개각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당사자를 논하는 것이, 임명 찬반 양론의 어느 쪽에도 지지를 표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사실을 입맛대로 왜곡하여 여론을 오도하는 것이 일상이 된 3류 황색 언론의 실체를 알려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짜장 대 우동은 취향따라 메뉴에 올라야 하지만, 생수와 함께 가래침도 물이라고 식탁에 올릴 수는 없을 터입니다. 좋은 것과  싫은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진실 앞에서 거짓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조국 비판한 ‘보수성향 서울대생 모임’의 실체:
 
조선일보, “서울대 학생들, 조국 사퇴 운동” 단독보도로 이슈화

 대자보 붙인 서울대 트루스 포럼, 박근혜 탄핵 무효 주장 단체
   

  

  “보수성향의 서울대생 모임인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조만간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 집단행동을 통해 조 교수의 교수직 사퇴를 촉구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8월5일자 “서울법대에 붙은 ‘조국 사퇴’ 대자보 뜯겨져…서울대, 조국 거취 논란 확산”이란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 한 대목이다. 동아일보도 ‘서울대 트루스 포럼’을 “보수성향의 서울대 학생 모임”으로 소개하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그런데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과연 보수성향의 서울대 학생 모임일까. 

서울대 트루스 포럼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보니 7월30일 북콘서트를 열었다. 책 제목은 ‘박정희가 옳았다’였다.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2016년 박근혜 탄핵 이후 ‘탄핵반대서울대인연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으로 인용된 이후 트루스 포럼을 열기 시작하며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 무효를 주장해왔다.
트루스 포럼이 밝힌 단체의 핵심가치는 △건국과 산업화의 가치 인정 △북한의 해방 △굳건한 한미동맹 △탄핵의 부당성 △기독교적 가치관 존중이다.  
 
앞서 김은구 서울대 트루스 포럼 대표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앞 거리집회에서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게 탄핵사태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5월 대자보에서 “민변은 북한의 변호인단(北辯)”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는 박근혜정부 KBS 이사장을 맡았던 이인호씨,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는 5일 통화에서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학내에서 박근혜를 석방하라는 대자보를 붙였던 곳이다. 정상적인 단체라고 보는 학우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서울대생들은 이 단체를 태극기 부대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주장이 ‘보수성향 서울대생’으로 등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복직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들이 과연 이 단체의 ‘성격’을 몰랐을까. 
▲ 조선일보 기사 모바일용 화면.
▲ 조선일보 기사 네이버 모바일 화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보수보다는 극우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곳이다. 최소한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단체’ 정도의 정보는 줘야 하는데 그냥 보수라고 설명하면 독자가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8월3일 온라인판에서 “[단독] 서울대 학생들, 조국 사퇴 운동…‘그냥 정치를 하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제목만 보면 서울대 학생 다수가 사퇴여론을 갖고 단체 행동에 나선 것처럼 비춰진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신문사 입맛에 맞게 극소수의 주장을 과대 포장한 전형적인 왜곡 보도”라고 비판한 뒤 “조국 교수에 대한 학내 다양한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지금은 대학교수의 사회참여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논의하는 게 생산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608 

=========================================

(( 아래는.. 어이없는 기사 원본.

교묘한 것은 기사 아래 부분.. 마치 이런 짓을 한 단체가 박근혜 탄핵 때 촛불 민심을 대변한 것처럼 (거짓) 내용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이 단체의 주모자들은 당시 탄핵에 극렬히 반대한 무리였다. 그런데도 - 탄핵지지 학생들이 나서서 조국을 비판하는 것처럼 거짓 사실을 적어놓고는 - 이 기사가 다수의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결론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편  망동으로 지탄을 받는 사람들과 정론으로  지지를 받는 사람들을 슬쩍 섞어 놓고는  대상자 선정에 균형이 잡힌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그래도 신뢰성을 의심받을까 두려웠는지, '멍에의 전당'에서는  마치 이 단체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의 핵심 우병우 청와대수석, 김기춘 비서실장을 규탄한 것처럼 거짓 사실도 슬쩍 끼워넣었다. ))

------------------------------------------

조국, 서울대생 선정 '가장 부끄러운 동문' 1위...

2위 유시민





조국<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대 동문들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에서 8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대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지난 7일 오후 5시 54분쯤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이 올라온 지 약 22시간 만인 이날 오후 4시 현재 투표 참가자는 총 22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1위는 1972표(89%)를 받은 조 전 수석이 차지했다. 뒤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633표·28%),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499표·22%)이 2, 3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443표·20%),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333표·15%),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276표·12%),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261표·11%)이 그 뒤를 이었다. 스누라이프는 서울대 재학생을 비롯해 대학원생, 로스쿨 재학생, 졸업생 등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표글을 올린 익명의 글쓴이는 "총 3명까지 복수 응답이 가능하며, 투표 기간은 한 달(다음 달 6일까지)"이라고 안내하며 총 14명의 후보를 제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후보 명단 선택의 기준은 △이전 부끄러운 동문상 수상자 △원내 정당 대표 △영향력 있는 정치인 △기타 이슈로 회자됐던 사람 등 정치인 가운데 대표적 서울대 동문이다.

후보에 오른 이들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법학),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법학),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법학),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정치학), 심상정 정의당 대표(사회교육학),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체육교육학),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법학),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경제학),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경제학),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회학),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국사학),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법학),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외교학),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물리학) 등 총 14명이다.
8일 오후 4시 기준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 현황. /스누라이프 캡처
8일 오후 4시 기준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 현황. /스누라이프 캡처


앞서 서울대 학생들은 이 커뮤니티를 통해 ‘2016년 부끄러운 동문상’ 설문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는 2016 년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8일까지 진행한 것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무렵이다. 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1위로 꼽혔다. 이어 김진태 의원과 조윤선 전 수석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당시 투표에선 대한민국 헌정사에 해악을 끼친 동문도 함께 뽑았는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뽑혀 ‘멍에의 전당’에 올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8/2019080801974.html
 
=============

속보:
서울대 만 이런 기막힌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려대에도 진정한 학생답지 않은 짓을 일삼아하는 단체가 또아리를 틀고,  유사한 장난질을 하고 있다고 - 조선일보에 필적하는 가래침 언론 -  중앙일보가 왜곡 편향된 가짜뉴스를 전합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주인공은 조국 교수와 유사하다 할 개혁성향의 인물 장하성 교수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548059
 

=====================================

2019-03-09

동천역 환승정류장과 죽전 간이정류장을 소개합니다.

 나홀로 차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 중의 하나로 고속도로에 환승정류장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류장이 버스 승객만을 위한 용도였다면, 이제는 전철을 타고와 버스를 타거나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할 수도 있는 새로운 용도가  생긴 것입니다. 종래 휴게소 위주의 승용차만에 착안해  밀폐된 구간이었던 고속도로가 바람직한 개방형식이 되며 에너지절약형 친환경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현재 서울외곽순환도로 성남 (분당선)가천대역 근처에 상행, 하행 각 한 곳, 경부선에 상행 두 곳, 하행 두 곳이 개설되 있습니다. 경부선을 소개합니다.
 
하행(부산방향)동천역 환승정류장죽전 간이 정류장 두 곳이 있습니다.
특히 동천역 정류장은 지하철 신분당선 동천역과 바로 연결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서울 요금소를 지나 3km 정도에 위치합니다.) 용인 인근에서 수원방향 출근, 통학버스가 주로 정차합니다.
 
  한편 관광버스들은 동천역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더 진행하여죽전 정류장을 이용합니다. (고속도 좌측 방향에 솟아있는 엄마 특별시 용인이라 적힌 키다리 건물의 건너편 쯤, 풍덕천 삼거리 경계입니다.)
 연결 전철편으로는 동천역 또는 죽전역에서 내립니다. (동천역에서 1Km, 죽전역에서는 500m 정도의 거리)  버스의 경우 ‘풍덕천 보도육교 삼거리’(지도에서 검색할 때도 이렇게 찾습니다.)에서 하차 해 고속도로 쪽으로 올라가면 가깝습니다.
 
 나름대로 편하게 남쪽을 향해 내려갔는데, 이제 귀경길입니다.  서울 오는 길에서는 조금 걸을 일이 많아집니다.
 
 죽전 간이정류장의 상행선 쪽 위치는 하행선의 건너편입니다. 차이점은 이곳에서 내리면 바로 차도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칠만한 산책로를 200m 정도 남쪽 죽전역 방향으로 걸어야 큰 길이 나오는 데 밤이면 좀 외진 것이 단점입니다. (방범 CCTV가 길 양단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정류장에서는 가급적 여럿이 함께 하차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큰 길을 만나 300m를 더 걸으면, 신세계백화점, 그리고 분당선 죽전역입니다.
 
(클릭하면 확대 됩니다.)

 상행선에서 동천역 정류장에 가려면 '죽전 휴게소'에서 하차한 후, 600m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설명보다는 그림이 나을 듯 하여 게재합니다. 죽전 정류장의 경우에 비하면, 걸어가야 할 인도가 2차선 차도와 함께 있지만 역시 밤길에는 호젓한 길입니다.


(클릭하면 확대 됩니다.) 



 나홀로 승용차로 휙 가면 그만일 것을 이리 복잡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대개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1급 발암물질이라는 미세먼지로 뒤덮힌 안개 속에서 탈출하려면, 남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각성하고 세상을 다시 보려는 자세가 필요한 때인가 합니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고속도로에 혼자 나서기 전에 한번 되돌아 보시길 권합니다.

2019-02-08

미결 사회: 응급의사의 과로사

 중앙의료원 응급센터장 과로사..의사가 정작 자신의 몸은 돌보지 못해 명절날 외롭게 직장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볼 법한 그런 사람"도 격무는 견디지 못했습니다. 밀린 일 없는 사회는 불가능할 겁니다. 밥먹는 데 걸려온 친구 전화.. 안 받을 수 없으니 먹던 밥이 단기 미결로 남습니다. 어르신 문안인사 깜박한 설.. 이번 주말에 뵈러가야하는 미결입니다.
 이런 미결이야 그렇다치고, 5시 넘어 쏟아지는 회사 카톡 문자, 초과근무가 당연한 직장들, 조찬 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대통령 역시 예외가 되지 못합니다. 언제가 되야 우리는 여유있는 일상에서 살 수 있을까요. 관혼상제 대부분을 외주 주는 지금이니 밤늦은 청첩과 부고는 삼가면 됩니다. 종일 마주했던 직원들은 5시 이후에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아울러 사적으로 줄일 수 있는 미결을 덜어나가면 번 아웃 없는 세상이 다가오지않을까요. 다같이 미결 하나씩 줄여주기에 나서면, 꽃마중 봄나들이가 조금은 여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 모두가 복을 많이 받게 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우선 가족 간에 나누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고, 못뵈었던 친척 어른들, 형님 동생 조카들, 친구들도 만나 웃고 즐기며, 가보고 싶던 여행도 떠나게 되겠지요. 이렇게 사는 데 필요한 비용이야 봉급과 연금, 그리고 제반 수익을 절약하여 쓰면 될 터입니다.
 그러고보니, 복받는 기초는, 제대로된 일자리와 업무 후 여유시간, 그리고 생활을 지탱할 적절한 수입입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것이 왜 불가능할까요? 이런 소박한 복이 올 해 세상 모두에게 찾아오면 안될까요?


“... 문명의 본질은 여가시간에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야만이, 이 여가시간을 노동시간으로 바꾼 것(잉여가치)이다.
(자본론)



... 피로사회, 경제적 절망, 양극화는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따라서 노동시간이 길수록 경제적 절망도 깊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연간 노동시간 1790시간 대 독일의 1371시간은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의 절망이, (노동시간이 짧은) 독일에서는 보이지 않는 까닭을 확연히 알려준다.
(강신준, 문명과 야망)”

참고로 한국의 평균 노동시간은 2071시간으로 독일의 두배를 넘보는 지경이다. 게다가 평균의 의미가 시사하듯 이런 평균을 넘어서 일주일 내내 사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직장이 적지 않을 것을 예상하면, 가히 살인적인 노동왕국이다.  고급직장이란 병원조차도 양심적인 의사에게는 예외가 될 수 없었듯이.


추가 참고 자료:  http://slownews.kr/60820




몸이 부서져라 응급진료세상을 돌본 의사 윤한덕  등록 :2019-02-07

평생 응급의학 외길 삶 살아온 의사 윤한덕 없이는 일이 돌아가지 않았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199325살 윤한덕은 전남대 응급의학과를 졸업했다. 응급의학과가 막 생길 때였다. 때마침이라고 해야 할까. 1990년대 중반 대한민국은 곳곳에서 붕괴했다. 1994년 성수대교가 내려앉았고,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가 났다.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 현장이 폭발했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응급실을 지키던 레지던트 윤한덕은 절망했다. ‘평생의 동료인 허탁(현 전남대 응급의학실 교수)과 함께 술만 마시면 어떻게 응급실에서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느냐”, “응급의료체계가 한군데 모여 있다면 전부 불 지르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등 격한 말이 오갔다고 한다.
 
20대의 열정은 줄곧 윤한덕을 사로잡았다. 윤한덕은 평소 응급실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다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로 실려 오는 중환자들은 경험 많은 교수들이 진료해야 한다는 소신이었다. “왜 교수들이 외래에서 차분히 앉아 별로 중하지도 않은 환자를 보고 있냐고 했다. 윤한덕이 평생을 바친 응급진료 시스템 구축은 이 말로 압축된다.
 

그는 늘 한자리에서 일했다. <한겨레>가 연락한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윤한덕 없이는 일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와 병원 경영진, 의사와 환자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곳에서 중심을 잡아야 했다.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1~2년 단위로 바뀌었지만, 윤한덕은 상수였다. 응급의료 관련 지식에서 윤한덕의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 없었다. 한 명의 열정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과도한 책임을 윤한덕의 어깨에 지웠다. 윤한덕은 밤샘 노동으로 버텼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은 지난해 10월 펴낸 <골든아워>에서 이런 윤한덕을 두고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외상 의료 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여 나아갔고,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 적었다.

이국종은 윤 센터장을 냉소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인물로 기억했다. 2008년 겨울 그를 찾아갔을 때 지금 이국종 선생이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동안에 아주대병원에 중증외상환자가 갑자기 오면 누가 수술합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국종은 그가 던진 질문은 환자는 보지도 않으면서 무슨 정책 사업이라도 하나 뜯어먹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였다. 그는 내내 냉소적이었으며 나를 조목조목 비꼬았다. 그럼에도 나는 신기하게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런 윤한덕도 지쳤던 것일까. 최근까지 여러 차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게 아니었다. 센터장으로서 보는 시각이 정형화된 것 같아서 평직원으로 응급의료를 보고, 변화를 설계해보고 싶다는 뜻이었다.”(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후임자를 찾을 수 없어 계속 일을 맡았고, 사무실 책상에는 위장약만 잔뜩 쌓여 있었다.”(유인술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2009년 가을, 이국종·윤한덕 두 사람은 전남대 의대에서 열린 외상센터 관련 심포지엄에서 다시 만났다고 한다. 윤한덕은 발표를 끝내고 강당을 빠져나갔고, 이국종은 그를 쫓아갔다. 윤한덕이 찾아간 곳은 모교인 전남대 의대 강의실. 오래된 책상을 손으로 쓸던 윤한덕이 웃으며 홀로 말했다. “내가 말이야, 여기서 공부했었어. 이 답답한 강의실을 벗어나 졸업만 하면 의사로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지. 요즘 애들은 여기서 무슨 생각을 하며 수업을 들으려나?”

꼼꼼한 완벽주의자윤한덕(51)은 그렇게 세상을 돌보다 자신을 미처 돌보지 못했다. 설에 고향집에도 못 갔고, 지난 4일 자신의 사무실 의자에 앉아 홀로 떠났다.
 

이정규 황예랑 박현정 기자 JK@hani.co.kr






빠빠라기와 시간 도둑 등록 :2019-01-23  이종규   디지털영상부문장

 그들은 늘 시간이 없다고 울상을 짓는다. 시계에서 종이 울릴 때마다 벌써 한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고 탄식한다.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길 때면 그들은 속으로 소리친다. ‘이렇게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야. 내게는 시간이 없지 않은가.’ 그러다 가까스로 여가를 얻게 되었을 때는 이미 일을 하느라 지쳐 더 이상 즐길 여력이 없다.

100여년 전 남태평양 작은 섬의 추장 투이아비의 눈에 비친 유럽 사람들의 모습이다. 투이아비가 유럽 사회를 둘러보고 돌아와 섬 주민들에게 전한 이야기를 묶은 책 <빠빠라기>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빠빠라기는 섬 주민들이 유럽인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네 삶은 빠빠라기의 시대보다 나아졌을까? 불행히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늘 시간에 쫓기는 빠빠라기는 지금 우리의 자화상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바쁘다’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넘친다. ‘타임 푸어’(시간 빈곤층)라는 조어가 널리 쓰인 지 오래다. 실제 지난해 한 취업정보 업체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76%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른 업체의 조사에선 응답자의 71%가 자신을 타임 푸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의 73%가 직무소진(자기개발 및 휴식 기회가 부족해 업무 효율성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용노동부 ‘2014년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인식조사 보고서’)

지난 100년간 나날이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시간을 절약해주는 기술이 쏟아졌는데, 사람들은 왜 여전히 시간 부족에 허덕일까? 누군가 우리의 시간을 훔쳐 가는 건 아닐까? 미하엘 엔데의 동화 <모모>에 나오는 시간 도둑처럼 말이다. <모모>에서 회색 신사들은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시간저축은행에 맡기라고 꼬드긴다. ‘쓸데없는 일은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어머니와 이야기 나누기, 사랑하는 연인에게 매일 꽃 한송이 갖다주기, 일주일에 한번 지역 합창단 나가기, 매일 밤 15분간 창가에 앉아 하루 되돌아보기. 하나같이 당장의 경제적 이득은 없지만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일들이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회색 신사들의 꾐에 넘어가 악착같이 시간을 아끼지만 그들이 절약한 시간은 흔적없이 사라져갔다.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하루는 점점 짧아졌고, 사람들은 더욱 이를 악물고 시간을 아껴 썼다.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는 것만이 중요해졌다.

시간 도둑의 정체는 뭘까? 물론 저자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효율과 경쟁만을 좇는 경제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모>더 빨리, 더 많이라는 주술에 걸려 시간 주권을 완전히 상실한 사회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준다. 공장과 사무실에 붙어 있는 팻말(‘시간은 돈과 같다’)이나 길거리의 포스터(‘더욱 보람찬 인생을 사는 법-시간을 절약하라!’)1990년대를 풍미한 시테크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 시테크의 본질은 자본의 노동시간 통제가 아닐까? 시간 도둑과 맞서 싸우려면 일하는 사람들이 시간 사용의 주체성을 갖는 시간 주권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52시간 근무제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더 나아가 저녁이 있는 삶’ ‘칼퇴근법’ ‘돌발노동방지법같은 선거 구호들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수십년간 시기상조론를 무한 반복해온 낡은 레코드판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놓자.    jkle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79571.html#csidx12f20364614c25eb40874b157adbba9




2019-01-30

맹씨 행단과 공자의 가르침



드라마 ‘SKY 캐슬에서는 입시 코디네이터의 방약무인한 행동이 화제입니다. '내 말만 잘 들으면 서울의대를 책임지고 보내주겠다.'... 하지만 그런 우격다짐과 무리수로는 소위 명문대 입학에 성공한다해도 제대로된 학문이나 사회공헌은 턱도 없고, 그저 괴물 닮은 무엇이 등장하지 않을지 우려 됩니다.  잘나간다는 기업과 관청 등에 흔해 빠진 - 나라를 들어먹고 세상을 어지럽게하는 - 그런 무리들 말입니다.

 공자는 행단에서 제자를 가르쳤다합니다. 이런 행단은 유교를 국교로 표방한 조선시대가 되면서 학습장에 붙는 대명사가 되었고, 지금도 아산에는 맹씨 행단이란 곳이 있습니다.
  태조 태종 세종을 모시며 황희 정승과 함께 재상을 지냈던 청백리 맹사성이 자신의 집에 은행나무를 심어 사표가 되기를 기원한 곳이 맹씨 행단입니다. 어언 6백년의 천수를 헤아리는 나무가 우람하게 서서 열매를 맺고 이곳이 근본 교육의 원천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마침 그 귀한 나무의 열매가 보란 듯이 눈 앞에 놓여 있습니다. 진실로 공부를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이 온고이지신 행단의 열매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 時習之 不亦 說乎)

 배우고 수시로 익히면 이게 바로 생애 제일낙이 아니겠는가. 논어 속 공자의 가르침은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라, 바쁘기는 이를 데가 없지만 저녁만 되면 고단하고 답답할 뿐인 현대인을 향해 내리치는 죽비 소리가 아닐런지요.
 그러고보니 공부의 또다른 표현인 학습(學習)이 다름아닌 학이시습지에 담긴 뜻이었습니다. 
 

맹씨 행단의 은행나무 두그루.  600년 세월을 이겨내며 여전히 울창한 모습.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리 300번지)


 
 
 
 
 
 성균관 대성전 은행나무: 맹씨 행단보다 100년쯤 후배 나무가 매년 공자의 기일을 기리는 서울의 성균관 대학교 대성전 앞 마당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EA%B7%A0%EA%B4%80_%EB%8C%80%EC%84%B1%EC%A0%84_%EC%9D%80%ED%96%89%EB%82%98%EB%AC%B4 
 

맹사성 묘: 사후 하사받은 산 기슭에 묘를 쓰면서 종중산이 된 맹산.  경기도 광주 소재 맹산 동편에 자리한 선생의 묘는 조선 초기의 양식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선생 생전에 온양과 한양을 오가는 길에 타고 다녔다는 충직스런 검은 소가 묻힌 묘, 흑기총이 옆에 있습니다.  선생의 묘 북쪽으로는 그의 호를 딴 고불(古佛)산이 자리합니다.  맹산 지역의 현재 지명은 영장산.
https://gjicp.ggcf.kr/archives/artwork/%EB%A7%B9%EC%82%AC%EC%84%B1%EC%84%A0%EC%83%9D%EB%AC%98
(주소: 경기 광주시 직동 산 27 . 좌표: 37.396224, 127.177767: 구글지도와 다음지도에서는 수치를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http://dmaps.kr/eswh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