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1시39분: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해야” (윤석열)
오전 11시40분: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윤석열)
오전 11시55분: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권성동)
오후 1시39분: 텔레그램 핫체리 '엄지 척' 이모티콘 (윤석열)
정치권을 뒤집어놓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텔레그램 대화를 뜯어봤습니다.
다들 바쁜 분들입니다.
텔레그램 대화가 오간 7월26일 대통령 오전 일정은 이렇습니다. 오전 10시부터 11시10분까지 한동훈 장관으로부터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사진에서 앞부분이 잘리긴 했지만 오전 11시39분 이전에도 국민의힘 당무와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았음을 짐작게 하는 흐름입니다.
법무부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오전에 하지 못했던 폭풍 대화를 했던 걸까요.
점심식사 후 윤 대통령은 뒤늦게 오후 1시39분에야 핫체리 엄지척 답변을 한 듯합니다.
-----
윤 대통령은 어딜 가나 엄지척을 합니다. 지난 1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빚다 극적 화해를 한 뒤에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 대표를 향해 엄지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화가 공개되자, 윤 대통령과 권 대표 집무대행 모두 “사적인 대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국의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텔레그램으로 여당 내부 사정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는 게 사적 대화라 여기시나요?
지난 6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바이든 박사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미국 대통령의 통신내용은 모두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부부싸움 문자메시지까지 역사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소주 한잔 하자’고 뻐꾸기를 날리는 것도 공적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공사 구분을 매우 어려워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논란 이후, 권 대표 직무대행에게 어떤 이모티콘을 보냈을까요. 설마 엄지척은 아니겠죠.
저는 아래 이모티콘을 추천합니다.
(크 취한다...)
김남일 / 사회부장 namfic@hani.co.kr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9dt0NPAtUzrGkccB264PGohLsefg2gU=
--
“쓴소리=내부 총질, 지도자 그릇이…” 국민의힘 청년정치인들 반발
김용태 “대통령, 이준석 싫어했다는 소문 방증된 것…유감”
박민영 “청년 염원 담은 쓴소리 단순화…이제 좀 지친다”
장성철 특임교수 “대통령 생각 그렇다면 이 정권 망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52501.html
--
입 뗀 이준석
“뒤에선 개고기 팔고, 앞엔 양 머리 놔두는 그곳”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도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됐을 당시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당내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겨냥해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52522.html
--
겉·속 다른 ‘윤심’ 지지율 더 까먹나…대통령실 “우리도 괴롭다”
당무 개입 안한다더니 이준석 비토.. 대통령실 “또 악재” 사태수습 곤혹
- 민주당, 민생 외면한 권력투쟁 비판.. 박지원 “거짓말 대통령 어찌 믿겠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한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정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인 여권 내부 갈등을 대통령이 부추긴 상황이 된데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온 태도 역시 진위 논란에 직면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문자 사태’에 대해 답을 피했다. 그는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뒤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이준석 대표 징계 뒤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당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발언과 전날 공개된 ‘내부 총질’ 문자 사이의 간극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문자메시지는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사이의 반복된 갈등의 핵심은 당에 작용하는 ‘윤심’이었다는 것을 선명히 확인시켰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사실상 불신임한 이례적인 상황은 가뜩이나 낮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메시지가 공개된 지난 26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운영위원 회의를 찾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첫째 경제 문제, 둘째 당내 권력다툼, 셋째 대통령 인사 문제, 넷째 김건희 여사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민생은 돌보지 않고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자기 당, 집권당의 대표를 제거하고 기분이 좋아 직무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한가”라며 “대통령이 이런 데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번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을 한 것이 나타나면 앞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냐”고 비판했다.
전날 침묵했던 대통령실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이 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도 괴로운 상황”이라며 “대통령 메시지 공개로 2030세대 지지율이 더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윤대통령 지지율은 30% 까지 떨어졌고, 부정적 평가는 60%를 넘고 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52612.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