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권력자를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린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지금 보면 박근혜가 감옥에 가 있는 것도, 최순실과 이재용 등 국정농단의 공범자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작년 겨울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겨울 촛불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시사IN의 가상 기사로 추측해볼 수 있다.
촛불이 없었다면 국정 교과서가 올해 전국 학교에 보급되었을 것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을 것이며, 각종 ‘애국’ 콘텐츠가 전국 극장가와 안방을 휩쓸었을 지도 모른다.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예술계 인사들은 여전히 지원에서 배제되고, 국정원이 배포한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을 것이다. 정유라는 삼성의 돈을 받아 훈련에 매진하고,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도쿄올림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최순실은 여전히 청와대를 제 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며 청와대 문건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최순실은 여전히 청와대를 제 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며 청와대 문건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촛불이 없었다면] 정유라, 삼성 돈으로 훈련 매진
2017년 11월 06일(월) 제529호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 ‘최순실 국면’이 진정되자, 최씨는 예전처럼 매일 아침 ‘V’라고 쓰인 서류 봉투를 받았다. 정유라씨는 ‘공주 승마’ 논란에도 불구하고 2020년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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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놓였거나 벽에 걸린 달력을 들춰보라. 달력 대부분에 2017년 ‘12월20일’은 빨간 날, 대통령 선거일로 표시되어 있다. 이듬해 달력이 인쇄되던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지금과 같은 1년 뒤를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또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지난겨울 촛불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촛불 1주년을 맞이해 ‘촛불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지내고 있을 ‘디스토피아’를 그려봤다.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끝까지 파헤치기 힘들었을 터이다.
최순실씨는 여전히 청와대 문건을 받아 빨간 줄을 긋고 청와대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고 있을 것이다.
정유라씨도 이화여대 재학생으로 삼성이 제공한 말을 타고 한창 도쿄 올림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역사·교육·문화 부문에서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을 것이다. 올해 국정 역사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박정희 동상이 건립됐을 수도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따라 온통 ‘우편향’ 콘텐츠가 텔레비전·서점·영화관을 점령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부조리와 불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악성 댓글로 고통받다가, 점차 이상한 혐의가 덧씌워지고, 결국에는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파렴치범이나 질서파괴범, 아니면 최소한 물정 모르는 사람이 되어 손가락질 받기 십상일 것이다.
갑질은 더욱 만연하고, 최저임금 인상 따위는 꿈도 꾸기 어려웠을 것이며,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며 학교에서 유신시절의 교련 교육같은 것이 등장했을 수도 있다.
상위 몇 퍼센트, 또는 상류층에 끼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무기력하게 세상을 바라보거나, 아니면 죽지 못해 하루를 살며 그저 자신의 무능력과 불운을 탓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세상이라면 우리는 어떤 기사를 쓰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창간 이래 처음으로 허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다만 ‘사실 기반’ 허구이다. 실제로 그런 징조가 있었고 자칫하면 일어날 수 있었던 일들을 소재로 삼았다. 디스토피아를 그려보니 ‘촛불’의 위대함을 더 깨달을 수 있었다. 촛불이 있었기에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세상이 바뀌고 오늘이 변했다. 모두, 입김 서리던 지난 겨울날 꽁꽁 언 손으로 희망을 밝힌 ‘촛불 시민’ 덕분이다.
촛불 1주년을 맞이해 ‘촛불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지내고 있을 ‘디스토피아’를 그려봤다.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끝까지 파헤치기 힘들었을 터이다.
최순실씨는 여전히 청와대 문건을 받아 빨간 줄을 긋고 청와대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고 있을 것이다.
정유라씨도 이화여대 재학생으로 삼성이 제공한 말을 타고 한창 도쿄 올림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역사·교육·문화 부문에서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을 것이다. 올해 국정 역사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박정희 동상이 건립됐을 수도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따라 온통 ‘우편향’ 콘텐츠가 텔레비전·서점·영화관을 점령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부조리와 불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악성 댓글로 고통받다가, 점차 이상한 혐의가 덧씌워지고, 결국에는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파렴치범이나 질서파괴범, 아니면 최소한 물정 모르는 사람이 되어 손가락질 받기 십상일 것이다.
갑질은 더욱 만연하고, 최저임금 인상 따위는 꿈도 꾸기 어려웠을 것이며,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며 학교에서 유신시절의 교련 교육같은 것이 등장했을 수도 있다.
상위 몇 퍼센트, 또는 상류층에 끼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무기력하게 세상을 바라보거나, 아니면 죽지 못해 하루를 살며 그저 자신의 무능력과 불운을 탓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세상이라면 우리는 어떤 기사를 쓰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창간 이래 처음으로 허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다만 ‘사실 기반’ 허구이다. 실제로 그런 징조가 있었고 자칫하면 일어날 수 있었던 일들을 소재로 삼았다. 디스토피아를 그려보니 ‘촛불’의 위대함을 더 깨달을 수 있었다. 촛불이 있었기에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세상이 바뀌고 오늘이 변했다. 모두, 입김 서리던 지난 겨울날 꽁꽁 언 손으로 희망을 밝힌 ‘촛불 시민’ 덕분이다.
<편집자 주>
장시호씨는 지난 추석 때도 청와대에서 보낸 선물을 받았다. 이모 최순실씨가 챙겨준 ‘큰댁에서 가져온’ 선물이다. 청와대 봉황 그림이 그려진 포장에 쌀 2㎏·대추·육포 등이 담겨 있었다. 2년 전에는 선물이 너무 무거워 제주도 집으로 택배로 받은 적도 있다. 최순실 일가는 박근혜 대통령을 ‘큰집 엄마’ 또는 ‘큰엄마’라 부른다. 최씨 일가를 제외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정확히 모른다.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쏟아졌다. 심지어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는 고영태씨의 폭로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면’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20일 박 대통령은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식공격성 논란이 이어진다”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음 날부터 검찰은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였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연설문 수정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믿을 사람이 있겠느냐”라며 진화에 나섰다.
독일에 머물던 최순실씨는 잠적해 언론의 추적을 따돌렸다. 최씨가 비선 실세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던 여론도 ‘최순실은 박근혜가 영애 시절부터 가까웠던 최태민의 딸’ 정도로 정리됐다. 2013년 정윤회 문건 사건 때와 똑같이 최씨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과 내부 고발자 등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왕’은 이건희, ‘세자’는 이재용
‘최순실 국면’이 진정되자, 최씨는 예전처럼 매일 아침 ‘V’라고 쓰인 서류 봉투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늘 그랬듯,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최순실씨 집사 구실을 하는 방 아무개씨에게 서류 봉투를 전달했다. 최순실씨는 태블릿 PC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받기도 했지만, 주로 서류를 받아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를 남겼다. “대통령이 서류를 너무 많이 보내서 힘들다”라고 최씨가 푸념할 정도였다. 최씨가 맡은 일은 국정 관련 서류 검토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의상·피부·간식·자금 관리까지 다양했다.
방씨가 쉴 때는 장시호씨가 그 일을 대신했다. 최순실씨가 검토한 서류를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장시호씨와 윤 행정관은 서울 한남대교 북쪽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영화 ‘007’처럼 접선하듯 만났다. 윤 행정관이 검은색 구형 그랜저를 타고 와 장시호씨의 차 창문을 두드리면, 장씨는 창문을 빠끔히 열고 서류를 넘겨주었다. 그렇게 전달된 서류를 통해 이틀 만에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바뀐 적도 있었다. 2013년 10월 취임해 지금까지 차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왕차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조차 대단하다고 감탄했던 최순실씨의 힘은, 삼성과의 관계에서 절정을 이뤘다.
삼성은 2018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2015년부터 최순실·정유라 모녀를 지원했다. 지원금은 220억원에 달했다. 2015년 9월 81만520유로, 2015년 12월 71만6000유로, 2016년 3월 72만3000유로, 2016년 7월 58만 유로 등을 최순실씨 소유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 계좌로 송금했다.
2014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처음 독대하며 승마 지원을 요구한 이후 지원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비슷한 시기인 2014년 7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문건에 “왕이 살아 있는 동안 세자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라고 기록되었다. 이 문건에 나오는 ‘왕’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문건에 왕과 세자라는 은어를 쓰며 삼성과 은밀한 주고받기를 기획한 셈이다.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쏟아졌다. 심지어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는 고영태씨의 폭로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면’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20일 박 대통령은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식공격성 논란이 이어진다”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음 날부터 검찰은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였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연설문 수정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믿을 사람이 있겠느냐”라며 진화에 나섰다.
독일에 머물던 최순실씨는 잠적해 언론의 추적을 따돌렸다. 최씨가 비선 실세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던 여론도 ‘최순실은 박근혜가 영애 시절부터 가까웠던 최태민의 딸’ 정도로 정리됐다. 2013년 정윤회 문건 사건 때와 똑같이 최씨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과 내부 고발자 등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왕’은 이건희, ‘세자’는 이재용
‘최순실 국면’이 진정되자, 최씨는 예전처럼 매일 아침 ‘V’라고 쓰인 서류 봉투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늘 그랬듯,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최순실씨 집사 구실을 하는 방 아무개씨에게 서류 봉투를 전달했다. 최순실씨는 태블릿 PC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받기도 했지만, 주로 서류를 받아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를 남겼다. “대통령이 서류를 너무 많이 보내서 힘들다”라고 최씨가 푸념할 정도였다. 최씨가 맡은 일은 국정 관련 서류 검토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의상·피부·간식·자금 관리까지 다양했다.
방씨가 쉴 때는 장시호씨가 그 일을 대신했다. 최순실씨가 검토한 서류를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장시호씨와 윤 행정관은 서울 한남대교 북쪽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영화 ‘007’처럼 접선하듯 만났다. 윤 행정관이 검은색 구형 그랜저를 타고 와 장시호씨의 차 창문을 두드리면, 장씨는 창문을 빠끔히 열고 서류를 넘겨주었다. 그렇게 전달된 서류를 통해 이틀 만에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바뀐 적도 있었다. 2013년 10월 취임해 지금까지 차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왕차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조차 대단하다고 감탄했던 최순실씨의 힘은, 삼성과의 관계에서 절정을 이뤘다.
삼성은 2018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2015년부터 최순실·정유라 모녀를 지원했다. 지원금은 220억원에 달했다. 2015년 9월 81만520유로, 2015년 12월 71만6000유로, 2016년 3월 72만3000유로, 2016년 7월 58만 유로 등을 최순실씨 소유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 계좌로 송금했다.
2014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처음 독대하며 승마 지원을 요구한 이후 지원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비슷한 시기인 2014년 7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문건에 “왕이 살아 있는 동안 세자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라고 기록되었다. 이 문건에 나오는 ‘왕’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문건에 왕과 세자라는 은어를 쓰며 삼성과 은밀한 주고받기를 기획한 셈이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관리의 삼성’답게 입단속에 철저했다. 특히 대한승마협회장을 겸임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독일에서 정유라씨를 도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이건 VIP가 말 사주라고 한 것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앞으로 입조심하고 (잘못하면) 죽을 수 있다.” 만일에 대비해 말을 삼성 승마단 소유로 처리해두었다. 이것이 최순실씨를 자극했다. 최씨가 “이재룡이 VIP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최순실은 이재용 부회장을 이재룡이라고 불렀다)”라고 항의를 해, 결국 박상진 사장이 독일에 머물던 최순실씨를 찾아가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공주 승마’ 논란을 딛고 정유라씨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최순실씨는 딸 정유라씨를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들고 싶어 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이유로 정유라씨는 대학 수업을 자주 빠졌지만 졸업에는 지장이 없다.
“구보는 3절 운동이다. 마음속에 메트로놈 하나 놓고 달그닥, 훅 하면 된다”와 같은 리포트를 내고도 평균 B학점 이상을 받았다. 피치 못할 경우에는, 엄마와 가까운 다른 대학 교수 하정희씨 등이 자기 학생을 시켜 대리시험을 치게 했다. 온라인에는 정유라씨가 페이스북에 썼다는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글이 떠돌았지만, 좌파의 음해·조작이라는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구보는 3절 운동이다. 마음속에 메트로놈 하나 놓고 달그닥, 훅 하면 된다”와 같은 리포트를 내고도 평균 B학점 이상을 받았다. 피치 못할 경우에는, 엄마와 가까운 다른 대학 교수 하정희씨 등이 자기 학생을 시켜 대리시험을 치게 했다. 온라인에는 정유라씨가 페이스북에 썼다는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글이 떠돌았지만, 좌파의 음해·조작이라는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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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조남진
2014년 9월20일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최순실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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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지난해 12월9일 234표 찬성으로 가결됐다. 엿새 전 200만명이 넘게 모인 촛불집회 영향이 컸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는 ‘8대0(인용 대 기각)’으로 탄핵소추안 인용을 결정했다. 18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피고인은 지금까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최순실씨는 지난해 9월 독일로 출국했다가 같은 해 10월30일 귀국해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 기소되었다.
지난해 11월30일 박영수 특검팀이 출범했다. 장시호씨는 ‘특검 도우미’로 불리며 청와대에서 받은 선물 내역까지 상세하게 진술했다. 장씨는 재판에서도 ‘큰엄마(박근혜 전 대통령)’와 최순실씨 사이 인연을 증언하기도 했다. 지난 2월17일 박영수 특검팀은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했다. 촛불이 켜지기 직전까지도, 삼성은 최순실씨와 말 거래를 했다. ‘말 세탁’을 통해, 의심받던 말을 팔고 더 비싼 말을 사주기도 했다.
최순실씨가 구속된 다음에도 덴마크에 머물던 정유라씨는 지난 5월31일 강제 송환됐다. 정씨는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엄마가 삼성 말을 내 것처럼 타라고 했다” “관련 녹취가 있다”라는 폭탄 증언을 했다. 정씨의 이 같은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 1심 유죄 선고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25일 1심에서 뇌물공여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 측은 “승마계에서 ‘말을 사준다’는 건 훈련이 가능하도록 ‘말을 임대해준다’는 의미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유라씨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 혐의 또한 1심에서 인정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교수들에게도 모두 유죄가 선고되었다. 그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근혜는 부정선거로 당선된, 그래서 애초부터 대통령이 아니었을 수도 있으며, 그런 선거부정의 배후가 다름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는 증거들이 묻혀 버렸을 수도 있다.
그런 일탈과 범법행위를 꾸미고 실행한 청와대 보좌진과 장관 차관들, 국가정보원과 국군 기무사의 우두머리 국정원장과 국방부장관 등이 여전히 애국심이니 국법질서니 하는, 지금이라면 씨도 안먹힐 거짓뿌렁을 입에 달고 행세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권력의 시녀 검찰은 여전히 애꿎은 사람들을 닦달하며 가증스럽게도 '법과 질서'를 입에 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모리배들을 위해 헌신한 자칭 애국세력과 매국 공무원 등도 선량한 국민들을 비웃으며 어깨를 으슥대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을 터이다.
생각만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었다.
2016년 겨울의 촛불이 없었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