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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또 하나 갔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 by Queen, Freddie Mercury.


또 하나 갔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 퀸의 노래가 귀를 때린다.

 본디 내용이야 갱들의 싸움, 아니 깽판을 치는 악당들의 노래라했다. 그런데 '서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게 다르다'는 말처럼 애꿎은 사람들의 마지막을 생각하자니 세상 모두가 깽판처럼 보일 지경이다. 사람값 못하는 사람으로 버티다
 그냥 그렇게 흙바탕에 쳐박혀 죽어가는 사람들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은.. 어둠 속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발전소 근무자, 비정규직 그 젊은이의 처지가 자꾸 맴돌기 때문이다. 언제가 되야 사람으로 태어나면 당연히 사람답게 대접을 받고 살 수 있을까.. 이리 살다간 사람을 향해 총알 날아가는 소리가 오히려 즐겁게 들리는 그런 잔혹무비한 세상이 우리의 미래가 되지않으리라고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견디다 못한 민초들의 혁명과 반란이 또 시작되기 전에..더 늦기 전에, 그리 험한 꼴 또 보기 전에 조금씩 양보하고 아쉽지만 합심해서 이 팍팍한 세상을 제대로 되돌릴 수는 없을까. 그래서 프레디의 외침, 사람 죽는 게 신이 난다는 그 절규가 그저 즐거운 노래 가락으로만 머물 수는 없을까?

퀸의 노래("Another one bites the dust" 자막):
https://youtu.be/VYZ5n5FM9dg

노래 소개 및 가사 번역:
https://namu.wiki/w/Another%20One%20Bites%20the%20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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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one bites the dust 누가 먼지를 물었다.
 우리 말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된다 등에 쓰이듯이... '죽었다'는 의미의 매우 저급한 표현. 먼지를 입에 무는 것이나 눈에 흙이 들어가는 것이나 편안히 죽는 상황은 아닐 터이니, 명대로 살다 죽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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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끼어 사망한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4시간 방치
 
등록 :2018-12-1-12
 
 
 
사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자회견 참가 신청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 고용으로’,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은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9·10호기 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24)씨의 생전 모습.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제공.)
 
24살 청년은 방탄소년단 노래를 즐겨 불렀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뭐든지 잘 먹었는데, 특히 치킨을 좋아했다. 사람들은 청년을 두고 밝으면서도 조용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으며, 열정이 넘쳤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917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현장설비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생애 첫 직장이었는데, 1년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었다. 청년은 얼마 전 가족에게 힘들기는 한데 배우는 단계이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년 김용균(24)씨는 그러나, 밤샘 일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다. 11일 오전 320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트랜스포머 타워 04(C) 구역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서 현장 점검을 위한 순찰 업무를 하던 도중이었다.
김씨를 발견한 동료 이아무개(62)씨는 경찰에서 전날 밤 근무에 투입된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찾다 보니 기계에 끼여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10일 오후 6시에 현장에 투입돼 11일 아침 730분까지 발전소 내부 4~5정도 거리를 혼자 걸어서 순찰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김씨는 밤 1021분 이씨와 한차례 통화했고 14분 뒤 사고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걸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리고, 기계에 끼여 숨진 지 4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365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화력발전소에서 김씨는 동료 11명과 함께 142교대로 일했다. 주간-야간-휴무-휴무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주간일 때는 아침 730분에 출근해 저녁 630분까지 11시간, 야간일 때는 저녁 630분에 출근해 13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 730분에 퇴근한다. 근무 시간에는 휴식이 없다.
김씨의 비극적인 죽음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려졌다. 비정규직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을 연 비정규직 그만 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지난달 12일부터 나흘간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청와대와 대검찰청, 국회 앞 등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했다.
 
자신을 “20년째 전기를 만드는 노동자라고 소개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오늘 동료를 잃었다. 24살 꽃다운 청년이 석탄 이송하는 기계에 끼여 머리가 절단났다며 울먹였다. 이씨는 또 지난 1018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규직 안 해도 좋다.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 그런데 오늘 또 동료를 잃었다. 이제 더는 내 옆에서 죽는 동료를 보고 싶지 않다하청 노동자이지만 국민이다. 제발 더 죽지 않게 해달라. 그 길은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처참한 죽음과 이후로도 그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오랜 시간 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자회견장은 금세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더구나 김씨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 참가 신청을 위해 2달 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 고용으로’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씨에 이어 발언자로 나선 케이티(KT) 외주업체 노동자 김철수씨는 지금 이야기를 듣고 나도 똑같은 상황에서 차에 치여 맨홀에 빠져 죽은 동료가 생각났다. 내 손으로 밧줄 끌어 올려서 119타고 대학병원에 갔다. 응급실에서는 현장 즉사라는 판정을 받았다“(회사는 동료를) 산재처리 하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처리해 숨기려다가 변호사 통해 산재처리 한 경험이 있다고 말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발생한 케이티 아현국사 화재 이후 선로를 복구하는 작업은 모두 김씨와 같은 외주업체 직원이 맡고 있다. 하지만 수당은 수년째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통신선로 까는 일만 수십 년 했다. 일당이 14만원이다. 우리 인건비는 왜 안 오르는지 이해가 안 간다집에 돈 150만원 가져다주면 생활이 안 된다. 더이상 빚도 낼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찾았던 노동 현장인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도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512일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에 와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박한 심정이다. 한낱 꿈, 희망이 아닌 절박한 심정이, 우리의 마음이 전해지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길 바란다 말했다. 이 밖에도 기간제 교사, 화물차 운전 등 비정규직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노동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업무지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였다. 2017512일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던 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희망을 꿈꿨다. 16개월이 지난 오늘, 인천공항에서는 그 어떤 비정규직도 정규직이 되지 않았다 밝혔다.
강릉선 케이티엑스(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했던 8일 오전 735분 가장 당황한 것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무원이었다. 누구도 이들에게 현재 어떤 상황이고, 무슨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철도공사가 아닌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이었기 때문이라며 케이티엑스 선로이탈과 케이티 통신 대란을 비롯한 연이은 사고의 다른 이름은 위험의 외주화다라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대표 100인은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과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파견법·기간제법 폐기 등을 요구하며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든 광화문 광장이든 티브이(TV) 토론이든 어디서도 좋으니 한 번 만나달라고 요구했다.
 
김씨의 죽음도 한국의 어느 노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서부발전이 단가를 낮게 제시하는 하청업체에 일을 맡기면서 21조 업무를 돌리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동료 노동자들은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지회가 이날 공개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주요 안전사고/사망사고 현황을 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는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추락 사고나 매몰 사고, 쇠망치에 맞는 사고나 대형 크레인 전복 사고, 김씨와 같은 협착 사고로 숨졌다. 부상자도 19명이었다. 김씨와 함께 일한 한아무개(26)씨는 컨베이어벨트가 힘이 세니까 기계에 몸이 달려가는 일이 종종 있는데, 21조로 일하면 안전 스위치가 있어서 다른 동료가 줄을 당기면 기계가 멈춘다순찰할 때 한 사람씩만 들어간 게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과 노동당국도 회사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김씨가 1인 근무를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쪽은 경찰에서 근무 매뉴얼에 21조 근무 원칙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버홀(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진행하는 계획 정비) 중에는 21조를 반드시 구성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정상 운영 중 순찰은 혼자 하게 되어 있다우리가 그 제도를 만든 건 아니고 이 업무를 책임지고 하는 한국발전기술이 그렇게 운용한다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 근무자가 12명이지만, 운전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현장 근무 인원은 6명에 불과해 관례적으로 1인 근무를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 근무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법 위반 여부 등도 가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선담은 최하얀 기자, 태안/송인걸 기자 bong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73971.html?_fr=st4#csidx1d35caf7e53dc639116643a694400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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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살인자 체제  등록
2018-12-13      박권일  사회비평가

 사람을 갈아 넣을수록이윤이 발생하는데, 기업 입장에선 안 하면 바보.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및 노동시장은 투자자-살인자 체제. 이윤을 추구할수록 사람을 죽이게 되고, 살인을 피하려고 하면 거꾸로 기업이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다.

두 개의 뉴스가 머릿속을 헤집는다. 먼저 읽은 뉴스는 ‘45천억 회계사기 삼성바이오 상장 유지결정이었다. 한국거래소는 단 한 번의 회의로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했다. 거래 정지가 장기화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다는 점, 유지 결정은 단순히 심사기준에 따른 것이며 분식회계의 면죄부는 아니라는 점 등 친절한 해설도 붙었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했다.   상장 폐지가 당연하다는 전문가는 제법 있었지만 실제 그리될 거라고 전망한 이는 드물었다. 2015년 터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는 임원들의 횡령 혐의까지 겹친 최악의 기업 비리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혹은 놀랍지 않게도, 상장 폐지를 피했다. 당시 주식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가 동원됐다.

 이들 사건이 언급될 때 단골로 소환되는 사례가 있다. 그 유명한 엔론 사태다. 미국 최고의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던 엔론의 회계부정이 밝혀지자, 상장 폐지는 물론 회사 자체가 파산했다.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은 징역 244개월 형을 받아 감옥에 갔고, 주주와 채권자들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미국 자본시장의 이런 대처를 보면 왜 한국 자본시장이 신뢰는 고사하고 조소의 대상인지 알게 된다.

다른 하나의 뉴스는, 1211일 새벽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젊은 하청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참혹하게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실은 같은 날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기자회견 자리에서 처음 알려졌다. 정규직이 21조로 하던 야간업무를 하청노동자 혼자 수행하다 일어난 참변이라는 점에서, 2년 전 구의역 19살 노동자 사망사건과 판박이다.

삼성바이오 상장 유지와 젊다 못해 어린 노동자의 죽음.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은 사실 동전의 양면이다. 그리고 이 동전은 체제의 본질을 외설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대기업, 주주의 이익은 어떤 경우에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익은커녕 생명조차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

인력 감축과 외주화가 발표되면 주주·투자자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민영화하고, 노동자를 자르고, 하청을 늘려갈수록 기업의 주가는 상승한다. 물론 기술혁신과 윤리경영으로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그것이 주식에 반영되는 게 이상적이지만 그런 기업은 유니콘처럼 희귀하다. 한국에선 특히 그렇다. 성장과 이윤 확보는 오랫동안 인력 감축과 외주화의 다른 말이었다. 수많은 노동자가 절체절명의 위험 속에서 일하고, 때로 목숨까지 잃었다. 이것이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번드르르한 용어의 실상이다.

사람을 갈아 넣을수록이윤이 발생하는데, 별다른 사회적·법적 규제도 없으니 기업 입장에선 안 하면 바보. 만약 주식시장에서 잘나가는 어떤 상장기업이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화하고 안전관리 비용을 크게 늘리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고 치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주주들이 회사로 몰려가 농성할지도 모른다. “왜 쓸데없는 짓 하냐고 말이다. 요컨대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및 노동시장은 투자자-살인자 체제’(investor-murderer system). 이윤을 추구할수록 사람을 죽이게 되고, 살인을 피하려고 하면 거꾸로 기업이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이 체제가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1981년 제너럴일렉트릭 수장이 된 잭 웰치의 전설적인 연설(‘저성장 경제에서 기업의 성장’) 이후, 경영진이 주가와 배당 같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주주가치경영 원칙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 그러나 웰치는 28년 후인 2009, 주주가치는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였다고 공개 반성한다. 엔론 사태와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미국 사회는 단기실적주의가 기업의 발전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해가 된다는 깨달음을 점차 공유하게 됐다.

둘째, 이 체제가 얼마나 부도덕한지를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입법·사법·행정·언론권력이 모두 썩었지만, 제일 썩은 게 시장권력이다. 시장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소소하되 확실한 행복은 누군가의 목숨 건 노동과 끔찍한 죽음으로 지탱되어온 것이다. 이 사실을 좀 더 엄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구조적인 부정의에 대한 집단적 책임의식이야말로 사회를 더 낫게 바꾸는 싸움에 필수불가결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74346.html#csidx3c54ea88474ac5493402e85711627cf

2018-11-28

보헤미안 랩소디: 프레디 머큐리, 살부를 넘은 승어부.

퀸의 보컬 프레디가 울부짖는 목소리, ‘아버지를 죽였어요”.

정작 당사자인 프레디에게 죽은 그 아버지가 누구냐고,  무슨 의미냐고 물었지만,
각자 알아서 생각하란 애매한 답이 있었을 뿐.

하기야 부모 중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은 사람은 수도 없다. 뭐 어머니라고 예외는 아니겠지만, .오죽하면 이런 노래가 다 있을고.

 태어날 때부터 아비인 사람은 없을 터이니, 아비 노릇하기도 연습이 필요할 터인데 대가족 제도에서야 어찌 어찌 어설픈 롤 모델이라도 있었다지만, 이제는 그마저 없으니 제멋대로 아이를 기르는 애비 애미가 점점 늘어나고...

 좋은 의미로야 아버지를 넘어서는 아들, 바로 그 승어부 (勝於父). 그리고 그런 아비가 사라져야 진정한 파라다임의 전환이 일어나 이 팍팍하고 답답한 세상이 변화하는 법.

그래서 그런지 퀸의 부친 살해 노래는 상식과 예상을 뛰어넘어 가히 진경에 이른 곡이라는 평가가 있다.

 태생, 성장, 집안 내력, 학창시절, 양성애, 에이즈 등 어디 하나 만만치 않은 이력을 지니며, 온갖 편견과 저항을 견디거나 만들어 내었던 프레디다운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보헤미아 사람의 광시곡.
그래 이 곡은 미친 노래, 미친 체코의 방랑객, 집시의 외마디다. 세상을 이대로는 묵과 할 수 없어 목놓아 부르는 탈출의 노래.
 

어쩌면...
봉불살불.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던 승가의 죽비소리가 프레디를 흔들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시인 신동엽의 말처럼 껍데기는 가야할 운명이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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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 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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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동엽이 외친 이 시 제목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였다. 오독된 4월 혁명 앞에서 좌절하며, 군사 독재에게 민주주의를 빼앗긴 서러운 민중의 외침.
그래 하늘을 제대로 본 사람은 여태까지 없을 터이다. 암흑으로 조용하고 무섭기까지 한 저 우주.
저 광막한 하늘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나아갈 운명이다.

 어쩌면..
한 알의 밀이 썩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며 의로운 죽음을 찬미했던 저 2천년전 선지자의 운명.
아버지를 부르며 울부짖다 마흔 다섯에 세상을 등진... 기구한 재산가 프레디는...
역시 아버지의 뜻을 외치며 서른 남짓 나이에 하늘로 돌아간... 헐벗은 십자가 위의 선지자를 반갑게 만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파일:external/30.media.tumblr.com/tumblr_m2ah8vfPb21r2cbono1_400.jpg

 보헤미안 랩소디 관련:

노래: 현장 녹화본
https://youtu.be/9GmXTZM4iOE



부모를 사랑하지 않을 권리    정여울       등록 :2018-10-11

 마틸다 로알드 달 지음, 김난령 옮김/시공주니어(2018)
 

아주 어린 시절, 우리에게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있었더라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우리에게 어떤 폭언도 하지 않고,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너는 나처럼 살면 안 된다는 가슴 아픈 조언도 하지 않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있었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거침없고, 원한 없고, 후회 또한 덜하지 않았을까.

로알드 달의 천재적인 캐릭터 마틸다는 정말 그런 선택을 한다. ‘사랑하지 않는 부모를 버릴 권리를 이 천재 소녀 마틸다는 거침없이 실현한다. 마틸다는 학대받는 어린이들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부모에 대한 증오를 대변하는 살아 있는 증인이다. 마틸다는 정말로 자신을 괴롭히는 부모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양육권자로 선택한다. 우리가 내심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는 부모에 대한 원망, 부모가 나에게 잘못을 해도 나를 키워주셨으니까차마 표현하지 못하는 두려움과 분노까지, 마틸다는 거침없이 표현한다.

마틸다는 다섯 살 때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과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읽었으며, 가난하지만 지혜롭고 총명한 하니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따스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학교에 다닌다. “엄마는 제가 뭘 하든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요라는 마틸다의 고백은 읽을 때마다 눈물겹다. 마틸다는 책을 읽음으로써 세상 모든 슬픔을 잊고, 책을 친구로 삼음으로써 외로움을 달래며, 책 속의 지혜를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를 이겨낸다. 트런치불 교장선생님의 독재로 얼룩진 학교에서 마틸다는 자신의 또다른 재능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손을 대지 않고도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초능력이다. 마침내 이 초능력은 마틸다보다 더 심하게 학대받으며 자라난 또 하나의 피해자, 하니 선생님을 교장선생님의 폭력과 압제로부터 구해낼 수 있게 만든다.

 훔친 자동차의 번호판을 몰래 바꾸어 버젓이 중고차시장에 내놓아 떼돈을 번 아버지의 사기극이 들통 날 위기에 처하자 부모는 국외 도피를 결심하고, 마틸다는 겨우 다섯 살에 자신의 인생을 결정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마틸다는 하니 선생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저는 여기서 선생님과 살고 싶어요. 제발 여기서 선생님과 살게 해주세요!” 마틸다가 친부모가 아닌 하니를 보호자로 선택하는 것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마틸다의 부모가 딸이 자신들이 아닌 타인을 선택하는 것을 빤히 바라보면서도 전혀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마틸다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다.

책 읽는 소녀 영웅 마틸다의 유쾌한 복수극, 그것은 여전히 아동학대가 버젓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행되는 현대사회를 향해 던지는 촌철살인의 독립선언이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부모님일지라도, ‘이게 다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사탕발림으로 당신을 향한 모든 억지와 강요와 폭력을 정당화한다면, 분명히 저항해야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바로 그런 부모들의 무시무시한 정신적 통제 때문에 진정한 영혼의 독립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틸다, 그 이름은 나를 키워준 부모이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희망과 용기의 시한폭탄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를 향해 꾸역꾸역 그래도 훌륭한 자식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간힘을 벗어던지자. 그러면 비로소 나 자신의 삶을 위해 거침없이 나아갈 용기가 샘솟기 시작할 터이니.

정여울 작가



자식은 부모의 증상이다          이승욱  / 닛부타의숲 정신분석클리닉 대표      등  록 :2018-10-21
 
모든 정신분석가는 자신의 내담자를 가장 훌륭한 부모로 만들려고 한다. 왜냐하면 분석가 자신이 훌륭한 부모를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필자가 분석을 받을 때 나의 분석가가 세션 중에 한 말이다. 반박할 도리가 없는 말이었다. 나 또한 훌륭한 부모를 가져본 적이 없다.

 나 같은 그저 그런 분석가뿐 아니라, 카운슬링(Counseling)이라는 단어를 창안해낸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 칼 로저스도 그랬던 것 같다. 심리학자로서 큰 업적을 이룬 그가 말년의 한 인터뷰에서 당신의 어머니가 지금 당신의 이론과 업적을 알게 된다면 뭐라고 하실까요?’라고 물은 기자에게 그 사람은 들으려 하지도 않을걸요라고 답했다 한다.(그래서 로저스가 경청을 그리도 중요하게 강조했나 보다)
 
엥겔스가 마르크스의 고향을 지나다가 그의 집에 들러 어머니에게 인사드리고 당신의 아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써서 크게 성공했다고 하자, 마르크스의 어머니는 제 자본이나 잘 돌보지라고 비아냥댔다는 것과 흡사하다.

하지만 내담자를 모두 훌륭한 부모로 만들려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상담자들과 마찬가지로 내담자들 역시 훌륭한 부모를 가져본 적이 없다.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자식들이 그런 동일한 부모로 위치 이동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가족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그 연쇄를 깨트려 훌륭한 부모로 성숙할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이것은 상담자와 내담자로만 국한할 일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이 논의에서 자유로운 부모와 자식은 세상에 하나도 없을 것 같다. 훌륭은 고사하고 부모의 어떤 행위와 태도 때문에 평생의 고통을 적어도 하나씩 감당하며 사는 자식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신분석가, 상담사들만큼 이런 부모의 독선과 폭력, 만행과 무지함에 대한 이야기를 직업으로 듣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라는 의문을 수도 없이 자문하고 또 질문받기도 했다. 질문의 장대함에 견줘 대답은 옹색해 보일지 모르지만 필자는 이에 대한 몇가지 답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이것이다.

 신경질(짜증, ) 내지 않는 부모다. 자녀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고 온갖 악감정을 쏟아내는 어머니, 자신의 좌절과 열등감을 자녀를 폭행함으로 푸는 아버지의 얘기는 인류의 고전이다.

아버지를 고발한 글로 유명한 카프카의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를 보면 그는 아버지의 무지와 무례함, 무식과 우악스러움에 진절머리를 쳤었다. 하지만 결국 그가 아버지에게 가장 상처받고 평생 변신의 환상으로 숨어든 이유는 아버지의 화와 신경질에 영혼이 화상을 입었기 때문인 것 같다.

 세상에는 대표적인 거짓말이 몇가지 있다.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라는 말도 그런 거짓말 가운데 하나인 것 같다.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왜 화와 짜증은 아이들에게 다 부리는가. 밖에 나가서는 좋은 인간인 척은 다 하면서! 사랑한다면, 행여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식들에게 신경질, 짜증, 화는 가급적 내지 말자. 당신의 자식들이 카프카처럼 영혼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아들러가 말했다, 격려하기의 절반은 좌절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좋은 부모 되기의 절반은 신경질 부리지 않음으로 완성될 수 있다. 모든 신경증은 대물림된다. 자식은 부모의 증상이다!



2018-11-21

We will rock you. by Queen 위 윌 락 유 - 퀸, 격려의 함성

지치고 초라해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퀸의 노래.

 세상 정해진 것은 오직 하나, 죽음을 제외한다면, 확실한 것은 없는 것이 자연의 섭리. 그러기에 우리 인간은 그저 시도하고 가끔은 단 맛도 보지만 대개는 그저 실패하기 마련..
 실패를 거듭하다가  성공도 하고, 아니 실패의 연속 앞에서 성공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시도 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살자는, 그거면 되지, 그래, 열심히 살았으면 되었지, 우리에게  무얼 더 바라느냐는 그의 함성.
 억압 속에서 숨죽이고 살던 70년대 후반의 이 땅의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드리던 그 리듬. 천년만년 갈 것 같던 강고한 독재권력. 그러나 이내 뒤뚱거리더니 결국 얼마 못가서 비참하게 스러졌던 그 때, 지축을 흔들었던 그 흔들림.

 
<이 세상을 흔들자>  We will rock you ! 
 
어이 친구, 너는 남자지?
그럼 소란 한번 피워줘야지
거리를 싸돌아 다니노라면
언젠간 진짜 사내 돼 있을 거야
 
얼굴 좀 더럽히면 또 어때
그런 거 피하는 게 진짜 창피야.
온 세상을 돌며 소란을 피워봐
 
자 따라 해봐.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이봐, 친구. 넌 젊고도 튼튼해
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고 다니다 보면
언젠가 세상과도 맞장 뜰 수 있을 거야
 
얼굴에 피 좀 난들 어때?
안그런게 외려 창피한 거야.
온 세상을 다니며 깃발을 흔들어 보자고.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자 따라 해봐.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어이, 나이 들고 초라한 분.
처량한 눈으로 애걸조로 살면
언젠가 평안이 올 것 같아 보이슈?
 
일하면서 흙이라도 묻혀 보셨수?
그런 거 피하는 게 진짜 창피야.
누가 나서 옛 시절로 돌려주면 좋겠수?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이 세상을, 흔들자, 흔들자.
 
좋아! 가자 흔들자!
 
 
 
노래 관련: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2018)의 동영상과 가사
 
몬트리얼 공연(1981) 실황: We are the champions 까지...
https://youtu.be/_uVb7Ju8VQk?list=RD_uVb7Ju8V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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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y you're a boy
make a big noise
Playin' in the street gonna be
a big man some day
 
You got mud on your face
You big disgrace
Kickin' your can all over the place
 
Sing it
We will we will rock you
We will we will rock you
 
Buddy, you're a young man hard man
Shoutin' in the street
gonna take on the world some day
You got blood on your face
You big disgrace
 
Wavin' your banner all over the place
We will we will rock you
 
Sing it!
We will we will rock you
 
Buddy you're an old man poor man
Pleading with your eyes gonna
get you some peace some day
 
You got mud on your face
You big disgrace
Somebody better put you
back in to your place
 
We will we will rock you
 
Sing it!
We will we will rock you
Everybody
We will we will rock you
We will we will rock you
 
All r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