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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의사와 의새 - 사람과 동물 사이

[의사와 의새]

범인을 잡으러 다니니 잡새라 불리다가 그만 강세가 붙어, 경찰이 짭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 그후 등장한 개새는, 개의 새끼라는 말에서 를 뺀 조어인데 흐름을 잘타서 개새 피규어까지 등장합니다. 한번 봇물이 터지자, 잇속과 패거리 문화 속에 불의한 판검사를 이르는 검새, 판새가 나오고, 말이 씨가 된다고 요즘은 검새 판새의 전성시대입니다.

드디어 의새 등장.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가버리는 의사를 사람이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술 한번 받으려고 1년을 기다렸다는 사람도 많은 판에, 의사 수를 늘리면 의료체제가 붕괴된다는 희한한 논리를 들이대고, 의사가 늘면 진료비가 늘어나 국민부담이 늘어난다는 기막힌 근거까지 만들었습니다. 의사 수가 많아지면 줄어드는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환자에게 바가지를 씌우게 되니 그렇다는.. 제 얼굴에 똥칠하는 주장.

환자 곁을 떠난 의사가 사람일 리 없으니 의새가 맞다는 민심입니다. 이 난장판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진짜 의사들은 밀려드는 환자에 쓰러질 지경입니다. 이 참에 의새, 개새ㄱㄱㅣ들은 모두 내쫓아 개구멍을 찾게 만들고, 진정한 의사만 병원에 남았으면 싶습니다.


개새. 영어로는 Dog bird 라고 한다.


의새라 불리는 무리들도 귀는 멀쩡하여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가 봅니다.
보사부 차관의 발언 중 중요한 내용은 쇠귀에 경읽기였겠지만, 실수로 나온 말은 제대로 들렸던 모양입니다. 

"박민수 2차관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독일·프랑스·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새'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습니다"라며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 
의사들은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의새'를 활용한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는 등 자조섞인 분노 표출을 이어가고 있다."   



의사들이 나서서 자신들을 의새라 비꼬는 그림들..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미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는 발언을 했다하여 영원한 구설수가 된 윤석열 대통령과는 다르게, 복지부 차관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밤샘 근무를 하다가 나온 말 실수였다고 양해를 구하며 사과까지 했습니다만..

의새소리 듣기 딱 좋은 의새들은, 말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의새 패러디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정말 의사가 아닌 의새가 되고 싶은 걸까요. 의새란 말 조차도 아깝다는 민심이 대종인 데도, 저들은 과연 환자 곁을 떠난 만행이 가져올 댓가를 어찌 감당하려고 이 엄중한 사태를 농담처럼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동물 의새 아닌 
인간 의사들이
공감과 사랑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세상을 기다립니다.

God heals, physician thank.

하늘이 낫게 하시니, 의사는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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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가상] 문재인 대통령 사과문 - 2023. 9.12

[팩트체크: ‘문재인 대통령 사과문’]

이 내용이 23.9.19일 자로 온라인에서 유통되었으나, 실제로는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자신이 관리하는 홈피에 ‘가상’이란 표지를 달고 게재한 글이었기에 사실이 아님을 기록해둔다. 요즘 상황이 당시보다 훨씬 기막힌 이들에게는 작은 위안이 될 듯도 하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즈음 문재인은 ‘잼버리 사태 관련해서, 유치 당시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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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문재인 전 대통령 사과문

김용민 시사평론가    승인   2023. 9.12  13:39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 대통령 문재인입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한반도 평화와 외교, 민생 경제 또한 몰락하며, 언론자유는 파괴되고, 나아가 국민은 침수, 압사, 칼부림을 피할 최소한의 안전도 실종됐습니다.
누군가는 국가 부재를 이야기하고, 한편에서는 각자도생을 말합니다. 이 모든 고통 앞에서 제가 마음이 편할 리 없을 것입니다.

윤석열을 제가 키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결론부터 말씀드려 사과합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오판은 용서받을 여지가 없는 죄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 대통령 윤석열 씨를 그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나서기 직전까지 키웠습니다. 즉 5년 임기 중 4년을 검찰 최고위 책임자로 기용했습니다.

국민 특히 민주시민 사이에서 ‘누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발탁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줄 압니다. 실상을 말씀드리지요. 청와대 안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스스로 저의 ‘복심’임을 자처했던 양정철 씨 등이 천거했습니다.
물론 민정수석(조국)이나 공직기강비서관(최강욱)은 검찰 지상주의자의 발탁은 위험하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은 제가 했습니다. 저는 검찰 기능 즉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검사 수사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면 충분히 제어될 수 있다고 믿었고, 이 일련의 검찰 개혁을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후보자를 또한 믿어서 그를 검찰총장으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럴 줄 몰랐습니다
. 검찰총장의 지휘권자인 법무부 장관 두 명을 그가 수사로 보복하고 축출하는 동안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스스로 부정한 것입니다.
그 사이 별건에 별건을 거듭해 윤석열 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멸문지화식 수사를 감행했고,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고발 사주를 하는가 하면, 그 전말이 드러날까 두려워 수사에 개입했고, 관심 사안과 관련해 판사를 뒷조사하는 등 서울행정법원이 판시한 대로 ‘면직’ 처분에 모자람이 없는 행각을 벌여왔습니다. 많은 분은 왜 그때 사표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를 발탁했고, 여러 차례 검찰총장 임기보장을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안내를 받는 문재인.
검찰총장에 임명되자마자 임명권자 대통령과 척을 지었던 윤.
얼결에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나라를 두 동강내게 된다. 


그가 이럴 줄 몰랐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칼부림으로 그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리라는 상상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그가 분명히 우리에게 정치참여 의사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천명했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에 속은 것입니다.

이를 내다보고 윤석열에게 징계로써 정치적 미래에 쐐기를 박으려 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말을 듣지 않은 점, 뼈 아픕니다. ‘추윤 갈등’ 구도 속에서 윤석열 대신 그를 몰아낸 것도 ‘윤석열은 정치 안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된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이라는 말은 왜 했는지, 지금도 씁쓸하게 복기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깊은 미안한 마음도 가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생을 걸고 검찰 개혁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뜻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물러났다가 검사 집단으로부터 반격을 당해 끝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지는 비극을 연출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서 지켜본 저는 현실 정치판에 불려 나올 때 일성으로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검찰을 개혁하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래 놓고 집권한 저는, 지독한 검찰 지상주의자에게 개혁의 전권을 맡겼습니다. 그들에 대한 의심의 무장을 해제한 채 말입니다.

검찰 개혁에 있어 우리와 한편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윤석열 등에 대해 착시했습니다. 전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인사와 재벌 회장에 대한 적극적으로 주도한 적폐 청산 수사에 눈이 홀린 것입니다. 윤석열로 상징되는 검사는 박영수 특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어오면서 전 정부 털기 수사에서 대단한 성과를 드러냈습니다. 그 수사는 지금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게 하는 방식 그대로, 업무를 범죄로 가공하는 직권남용 혐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때 옥석 그리고 시시비비를 가렸어야 했는데 우리는 덮어놓고 박수만 보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압수수색 나온 호승진 검사가 “적폐 수사 사건을 할 때는 민주당 의원님들이 ‘그렇게 해라’. ‘적폐 수사 잘하고 있다’라고 하셨던 분들”이라며 우리를 조롱했습니다.
검찰 개혁 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발맞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검사였고, 그의 부인 김건희 씨와는 2012년 코바나콘텐츠 행사에 동참하는 등 교분이 적지 않아 나와 그가 뜻과 정신이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지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나라는 두 쪽 났습니다. 정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은 사라졌습니다.
대통령은 야당 대표에게 1년이 다 돼가도록 먼지털기식 수사에 기소 또는 구속 협박으로 정치 파괴를 조장해 왔습니다. 여당 대 야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주 69시간이란 황당한 노동시간 개악을 추진하더니 노조를 조폭 카르텔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노조 대 반노조로 만들었습니다.
외교에서도 신냉전 구도 구축의 바람잡이 노릇 하더니 우리의 최대시장 중국을 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로 만들었습니다. 극심한 편 가르기, 불통 독선 행보에 거침없는 윤석열 정권입니다. 열혈 지지층 결집이 유일한 민심 수습 대책입니다.

문재인 정부 성과가 모두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역대 민주정권의 모든 정책 기조가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촛불 민주주의는 적폐 인사의 대거 복권 및 귀환으로 부정당하고 있고, 한일 과거사의 정의로운 문제 해결은 윤석열 정부의 굴욕스러운 배상안으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의 동반성장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자영업자 골탕 먹이는 사악한 정책으로 매도됐고,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며, 안전을 위한 노후 원전 폐기 및 원전 신설 중단은 탈원전으로 왜곡되고 있고, 포용적 복지국가의 이상은 증발했습니다.

아울러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미래 구상은 실종됐습니다. 이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을 가치로 못 박지 못한 저의 책임이 큽니다. 미국이 반대한다고 한반도 운전자석에서 내려왔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 상봉으로 급진전하는 듯했던 남북 관계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결렬되자 갈피를 잡지 못했고 이로써 백두산 관광은 고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중단된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의 재개는 아무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폭파된 개성공업지구 사무실은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 정책의 상징이 됐습니다.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호기롭게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라는 말은 왜 했는지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하다 만 것에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였던 세월호 진상규명도 있었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이현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대검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을 동원했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개별 수사에 대통령이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서 수사를 공안 권력 기구와 수사기구, 특별조사기구의 자율에 맡긴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진상규명을 진두지휘했다면 결과가 지금과 같을 수 있었을까 자성해 봅니다. 세월호 가족을 위해 한 것은 야당 국회의원 시절, 28일 단식한 것이 전부라는 비판 앞에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으니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검찰총장 임명식장의 윤석열.  뒤에서 윤의 부인 김건희가 웃고 있다.
오른쪽 뒤에는 조국, 당시 민정수석 또한 웃고 있다.
그 때만 해도 이 네 사람이 악연으로 얽힐 줄은 누구도 몰랐으리라.


이재명 당선, 솔직히 관심 없었습니다.

결국 촛불의 여망은 모두 깨지고 수구 정권이 부활했습니다. 0.7%포인트 격차로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고 그들은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어차피 내가 대선후보가 될 판이었는데도, 치고 올라오겠다는 후발주자들의 듣기 싫은 소리에 상심한 나머지, 5년 뒤 민주당 후보가 돼 나타난 이재명 씨의 당선이 간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절박하게 요구했던 재난 지원금 등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앞세워 반대했습니다.
선제적 적극적 코로나19 대응 행정을 자랑했던 나는 이재명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대선 개입’이라는 구설에 오르는 게 싫었습니다. 인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돈이 없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윤석열이 집권하자마자 국채 없이 60조 추경을 세운 것을 보셨잖습니까? 결과적으로 이재명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두환도 노태우에게 “나를 밟고 가라”고 했건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이재명은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까 고민하다가 고배를 마셨습니다.

선의였다지만 윤석열을 발탁한 사람이 나고, 그의 검은 속을 다 봤음에도 크도록 방치한 사람이 나고, 대선까지 질주할 때 조국을 희생양 되게 만들고 추미애 또한 무릎 꿇리고 이재명마저 힘 못 쓰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대통령 되게 한 사람이 나였습니다.
그런 윤석열이 무슨 일만 터지면 제 책임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는 내가 없으면 어떻게 대통령 일을 할까요? 맞습니다. 그는 나 때문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여러분, 나를 비난해주십시오. 다 내 과오입니다.

22대 총선이 코앞입니다. 제가 있었던 청와대 출신이 곳곳에서 배지를 달겠다고 하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고 그래서 국민에게 극한적 고통을 안겨준 전 정부 책임자 스태프의 간판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겠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팬덤 기반으로 정치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요?
도올 김용옥 선생이 저를 비판하면서 했던 말을, 여전히 정치 일선에 남아있는 그들은 새겨들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씹어선 안 될 사람이다. 문재인의 문빠 정치가 진보세력을 망친 것이다. 문재인처럼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을 한마디도 못 한 정권은 없었다. 김대중 때도 내가 마음대로 이야기 다 했는데 문재인 때는 못 했다. 아무도 못 한다. 그러면서 당내에 건강한 토론 문화가 사라졌다.” 내용 없이 이미지로 경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이재명 대표도 마음에 새겨야 할 일입니다.

나 같은 불운한 민주당 대통령 없도록 합시다.

적어도 민주 정부 책임자라면 정권을 넘겨준다는 것이 국가의 미래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금융자본과 언론 권력을 저들이 독점하는 현실에서 민주 정부는 아주 취약합니다. 비정규직 권력입니다. 2020년 총선에서 180석을 얻었지만 2년 뒤 대선에서 질 수 있는 게 정치 현실입니다. 신임받았을 때는 좀 더 간절한 마음으로 국정의 고삐를 죄고 최선의 국정을 펼쳤어야 하는데, 우리는 ‘더 잘하라’라는 신호를 ‘아주 잘하고 있다’라고 착각했던 것입니다.

저 이후로 ‘다음 정부는 누가 맡아도 상관없다’라는 안이한 사고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다시는 이 나라에 본인과 같은 불운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없도록 합시다.

(* 이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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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의 원문:
https://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6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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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6

캄비세스 왕, 못된 판관의 가죽을 벗기다

 기막힌 판결이 횡행하는 요즘 못된 판관들에게 그림 하나를 권한다. 나쁜 판관의 껍데기를 벗겨 징치하던 캄비세스 왕. 그러고도 모자랐던지 그 판사의 자식이 앉을 의자에 가죽 대신 그 껍질을 씌워주었던 교훈.

보고 있는가, 썩은 판관들.
하늘의 그물이 성겨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결코 악인을 놓치는 법이 없으리라.

캄비세스 Cambyses 왕은, 뇌물을 받고 재판하던 판관 시삼네스 Sisamnes 를 체포
그의 가죽을 벗겨 단죄하고,
시삼네스의 아들 오타네스 Otanes 가 성장하자 그를 새 판관에 임명했다.
새 판관 시삼네스가 앉은 의자에는 애비에게서 벗겨낸 가죽이 덮혔다.

이 이야기는 헤로도투스의 <역사>에 기록된 실화로
캄비세스 2세는 기원전 500여년전 페르시아의 군주였다.

평론가 서경식은 이 그림을 처음 만났을 때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아, 역시…”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 그림이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산 채로 피부가 벗겨지고 있는 희생자... 깊은 실의 속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졌다.“

부정한 판관의 처형을 보며 독재정치의 희생자를 함께 떠올리는 그의 심상을
타자로서 함부로 짐작하기 어렵겠지만, 그 절실함 만은 누구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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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설명:

후세에 플랑드르의 작가, 헤라르트 다비트 (Gerard David, 1460? ~ 1523)는
<캄비세스 왕의 심판(The Judgment of Cambyses)>이란 그림을 그린다.

이 그림은 벨기에 브뤼헤 시의회의 첫 공식 주문작으로, 브뤼헤 시청 시의회 상원 집무실에 걸렸고, ‘정의’라는 추상적 주제와 가혹한 법 집행을 신학적 비전으로 고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 시의회실은 송사가 집행되는 법정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법정 장식으로 중세에 선호되던 주제는 시 의회 업무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시민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모범적 예화를 담은 장면들이었다. 이런 교훈에 캄비세스의 심판은 제격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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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개관.

제라르 다비드의 [캄비세스 심판]은 그림 양쪽이 책 처럼 열리는 패널 형식이며
네 부분의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좌측 판:
캄비세스 왕의 심판 The Judgement of Cambyses (1498)

우측 판:
부패한 재판관 시삼네스의 가죽 벗기기 The Flaying Of (The Corrupt Judge) Sisam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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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상세 설명:

<그림 1.>


(좌측 판: 체포를 그린 패널. 뇌물 수수와 체포가 한 그림에 동시에 표현되 있다.)

부정이 발각되 체포되는 시삼네스 (자리에 앉아 황망한 표정인 사람)
캄비세스 왕 (좌측에서 손가락을 펼치고 판관의 죄를 나열 중인 사람)

그림 좌측 창 밖 멀리: 두 사람이 뇌물 수수 중.
우측 붉은 옷 입은 이가 뇌물을 받고 있는 판관 시삼네스

<그림 2.>



     (우측 판: 캄비세스 왕, 부정한 판사를 산 채로 껍질을 벗기고,
        그 가죽을, 판사 자식이 앉게 된 의자에 씌워 교훈으로 삼다.)

우측 판: 처형을 그린 패널. 처형과 후일담이 한 그림에 동시에 표현되 있다.
껍질이 벗겨지는 중인 부패 판관 시삼네스. 고통 속에 이를 갈고 있다.
왼 팔, 가슴, 오른 팔에 박피용 칼이 들어가고 있으며,
왼 다리 껍질은 이미 거의 벗겨졌다.

왼 다리 옆에서 판관의 손을 잡고 외면한 채 있는 것은 그의 아들.
좌우에는 사형집행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각각 도끼를 들고 대기 중인데
아마도 그는 단순히 머리가 잘린 것이 아니라, 사지가 조각내졌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그런 살벌한 그림 중앙에는 캄비세스 왕이 홀을 들고 지켜보고 있다.

그림 우측에 멀리 보이는 뒷 배경:

형이 집행된 후 수습된 판관의 가죽으로 만든 의자에 새 판관이 앉아 있다.
그는 처형된 부패 판관 시삼네스의 아들 오타네스.
처형 당시 애비의 손을 잡고 있었던 소년은 나중에 성장하여
캄비세스에 의해 새 판관으로 임명되 자리에 앉은 상태다. 참으로 가혹한 죄의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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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왕 캄비세스는 부패한 판사 시삼네스(Sisamnes)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가죽을 벗겨 죽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자들은 배를 갈라 서서히 내장을 꺼내 죽였고, 범죄를 저지른 자들, 즉 도둑질을 한 자는 손목을 베었고, 거짓말을 한 자는 혀를 베었으며, 살인을 한 자는 산채로 불태워 죽였다고 한다. 교훈은 이러하다.

‘누군가 그대에게 악을 행하도록 충동한다면 그의 운명을 기억하라.
그대 아버지의 운명을 내려다보고 그의 운명이 그대에게 닥치지 않도록.’

현재 이 그림은 벨기에 도시 브뤼허의 그루닝 미술관에 있다.

Groeninge Museum, Bru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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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캄비세스 왕의 재판:

https://ko.wikipedia.org/wiki/%EC%BA%84%EB%B9%84%EC%84%B8%EC%8A%A4_2%EC%84%B8

https://en.wikipedia.org/wiki/The_Judgement_of_Cambyses

https://www.facebook.com/notes/395816438108125/?paipv=0&eav=AfbicSClgHFlEnthIUbQ0Xp_3_Bytg4FTL-WozW-Ck51Adc7AYZf8KA7z4rmTwMcZiY

그루닝 미술관:

https://collectie.museabrugge.be/en/collection/work/id/0000_GRO0040_I-0041_I

2024-01-10

코로나 치료약-팍스로비드 교훈

팍스로비드. Paxlovid

그 무섭던 코로나 광풍 속에서 혜성같이 등장했던 치료제
실제로는 중증이 아닌 초기 증세에만 효과가 있다는 제약사의 최근보고가 나왔다.
증상이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은 환자라면 딱히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
 
한편 이 약은 발매 당시부터 영향받는 금기약물이 하도 많아
환자는 애가 타지만 의사들은 처방을 꺼리고,
급기야 약이 잘 팔리지 않아 남아도는 사태까지 갔던 역사가 있다. 

부작용 많은 온갖 복용 중인 약 성분을 찾아가며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그리고 그 약들을 다 제외하고 나니 정작 처방 대상자는 많지 않았던 이유다.
지금도 금기약물이 계속 추가되며 이 약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백신을 제외한다면 거의 유일했던 치료약, 그러나 외제 약에 돌진해야 했던 우리는
기초 과학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덤으로  얻었다.
코로나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지금, 상식과 원칙을 향한 질병 대처를 위해 다시 새긴다.
 

그 많은 약제간 충돌을 일일히 살필 수 없었기에 가장 기초적인 처방을 꺼리던 의사, 
처방전없이는 약을 내 줄 수 없어 속이 타던 약사 사이에서
환자들은 그야말로 각자도생, 처방전을 쉽게 내준다는 병원을 찾고,
평생 볼 일 없을 줄 알았던, 난해한 약 설명문에 밑줄을 치며 답답해야 했다.

약학정보원의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eview) 를 뒤지고,
약학신문까지 읽어대며, 복용약 이름과 성분명까지 대조해가며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했다.
역병을 물리치고 살아 남아야 했기에.
이런 혼란의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이제라도 그 해답을 곰곰 따져볼 때다.
 

 
약사신문 기자의 실제 처방 체험기:      22.4.11 자료
- 코로나에 감염된 모친에게, 팍스로비드를 타 드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약사 기자의 체험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복용후기 1- ‘애걸복걸해서 팍스로비드 처방 겨우’ 받았다.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961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투약 후기 2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170

 

   주. 협심증, 전립선 병, 통풍, 고지혈증, 관절염, 우울증, 불면증, 피임 등도 팍스로비드와는 상종 못할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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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이름도 생소한 세이트존스워트 약제에는,
        그 흔한 철분 보충제 ‘훼라민큐’ 등이 포함되 있다.
        즉 중년 여성 다수에게 팍스로비드는 기피 약물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안내서(제11-1판) 내용 중
코로나19 치료제와 팍스로비드 내용                              
(중앙방역대책본부 23.8.30 자료)

 

https://www.ksnm.or.kr/bbs/index.html?code=covid&category=&gubun=&page=1&number=3155&mode=view&order=%20sid&sort=%20desc&keyfield=&key=&page_type= 

 


 

 


 
  약학정보원 –의약품 상세 정보: 팍스로비드 정 관련
  - 상호작용 때문에 병용 투여 금지, 또는 주의해야 하는 약물들.       23.12. 31 현재
 
  - 가장 최근의 자료로 이전보다 더 많은 약물이 상호작용 때문에 열거되었다.
    현재로서는 가장 많은 항목이 등장한 자료지만 차후에도 계속 추가될 가능성이 많다.
    이 많은 약물 이름을 필히 살펴서 기억해둬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예: 
첫 줄에 등장하는 성분명  '알푸조신'은  전립선 치료제 성분인 바,
팍스로비드와 함께 병용투여하면,  심각한 혈압강하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립선 환자들은 - 비뇨과  및 이비인후과 의사의 적극적인 확인이 없다면 -
무관심하게 지나쳐 버릴 가능성이 많다. 

혈압약 ‘암로디핀’(성분명)은, 
이전에는 목록(약물계열-칼슘 채널 차단제)에 없었으나, 새로 등재되었다. 
칼슘채널 차단제 옆에 표시된 상방향 화살표(↑)는,
암로디핀 복용자가 팍스로비드를 추가로 복용할 경우 - 혈압강하 효과가 강화되면서 -
대단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심할 경우, 졸도가 우려된다.
 
  https://www.health.kr/searchDrug/result_drug.asp?drug_cd=2023071700001 
 
          

 


2024-01-06

독감이 전화 통화로 옮는 세상이 왔다.

 독감같이 전염성 강한 병에 걸리면 타인을 멀리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대화를 시작하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결국 옮았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공무원 아내가 뇌물을 받으면 범죄가 되지만, 대통령 부인이 받았다면 그걸 따지고 드는 이가 문제입니다. 나라님의 역린을 건드리고도 온전하길 바라면 이상할 것입니다. 그런 상식을 모른 채 달려드는 야당 당수는 큰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예전 같으면 망나니 칼을 받아도 싼 데, 충성스런 백성이 의분을 못참고 행한 작은 해프닝을 두고 배후가 있다고 억지를 씁니다.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는 어렵더라도 상식이라도 통하면 좋겠습니다. 독감 걸린 사람은 전화로 대화를 하면 보건법으로 처벌하는 나라, 나랏님께 드린 공물에 감히 토를 달지 않는 제대로된 나라를 그려 봅니다. 상식이 몰상식이 되고 사슴이 말이 되다보니 한 줄 글조차도 어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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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을 살해하려던 자객 형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의인이었다.

그런 형가를 거사 장소까지 쏘나타 택시로 모시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그가 커다란 벤즈를 타고 움직였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어쩌랴 지금은 2천년전 사마천이 사기를 쓰던 진시황 때가 아니니.
가난한 자객의 뒷배를 봐준 사람에게는 살인교사죄가 기다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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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헤랄드 경제  2024.01.06 00:04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105000640 







2023-09-04

대통령은 왜 독립군과 싸우나? 광복 이전의 사실들을 지우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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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왜 독립군과 싸우나?
광복 이전의 사실들을 지우고 싶기 때문이다. 815 광복 이후의 사실만으로 역사가 구성된다면, 친일도, 반역도 모두 묻히고 그저 한국전쟁 만이 남기 때문이다.

친일과 반역으로 기득권을 유지해 온 자들을 제외한 모든 선열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땅에 묻고, 생뚱맞게도 건국이 815해방 이후라는 주장을 앞세운다. 이것이 저들의 흑역사를 사라지게 만드는 중심 열쇠다. 매국과 친일부역이 덮이고, 반역과 독재정치의 핑계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임시정부에서 탄핵되 쫓겨나고도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고는 기어코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이승만, 일본군 출신에서 골수 빨갱이로 변절했다가 반역 쿠데타를 일으켜 18년간 독재로 국격을 추락시킨 박정희, 악랄한 독립군 체포조 일본 군인이었음에도 뻔뻔하게도 감히 국군의 우두머리로 변신해 과장된 무공으로 승승장구하며 천문학적 재산을 축적했던 위선자 백선엽. 이런 자들을 추앙하려는 무리들의 진의를 똑똑히 새겨야 한다.

선열들은 끌어내리고 악당들의 과거는 미화하려는 이유는, 저들의 뿌리인 변절과  매국, 부정축재로 챙기고 대물림한 기득권이, 나라의 정통성과 정의보다 중하기 때문이다.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ZUvbPDQNkZOZThXwLqXO4lUfrV3At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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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장군에게 졸업장을 수여한 육군사관학교.
육사는 해명하라. 그 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