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의새]
범인을 잡으러 다니니 잡새라 불리다가 그만 강세가 붙어, 경찰이 짭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후 등장한 개새는, 개의 새끼라는 말에서 ‘끼’를 뺀 조어인데 흐름을 잘타서 개새 피규어까지 등장합니다. 한번 봇물이 터지자, 잇속과 패거리 문화 속에 불의한 판검사를 이르는 검새, 판새가 나오고, 말이 씨가 된다고 요즘은 검새 판새의 전성시대입니다.
드디어 의새 등장.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가버리는 의사를 사람이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술 한번 받으려고 1년을 기다렸다는 사람도 많은 판에, 의사 수를 늘리면 의료체제가 붕괴된다는 희한한 논리를 들이대고, 의사가 늘면 진료비가 늘어나 국민부담이 늘어난다는 기막힌 근거까지 만들었습니다. 의사 수가 많아지면 줄어드는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환자에게 바가지를 씌우게 되니 그렇다는.. 제 얼굴에 똥칠하는 주장.
환자 곁을 떠난 의사가 사람일 리 없으니 의새가 맞다는 민심입니다. 이 난장판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진짜 의사들은 밀려드는 환자에 쓰러질 지경입니다. 이 참에 의새, 개새ㄱㄱㅣ들은 모두 내쫓아 개구멍을 찾게 만들고, 진정한 의사만 병원에 남았으면 싶습니다.
개새. 영어로는 Dog bird 라고 한다. |
보사부 차관의 발언 중 중요한 내용은 쇠귀에 경읽기였겠지만, 실수로 나온 말은 제대로 들렸던 모양입니다.
"박민수 2차관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독일·프랑스·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새'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습니다"라며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
의사들은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의새'를 활용한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는 등 자조섞인 분노 표출을 이어가고 있다."
의사들이 나서서 자신들을 의새라 비꼬는 그림들.. |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의새소리 듣기 딱 좋은 의새들은, 말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의새 패러디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정말 의사가 아닌 의새가 되고 싶은 걸까요. 의새란 말 조차도 아깝다는 민심이 대종인 데도, 저들은 과연 환자 곁을 떠난 만행이 가져올 댓가를 어찌 감당하려고 이 엄중한 사태를 농담처럼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