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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꽃이 먼저 핀다. (정호승) 2005-03-23

며칠 날씨 불순하더니, 오늘도 하늘은 회색입니다.

겨울이 우리 곁을 떠나기가 못내 아쉬워 하는 듯 합니다.



혹시 마음 한켠이 우울하시거든

봄 기다리는 꽃처럼 함초롬히 채워보십시오.



가끔씩 보잘 것없고

대단치 않은 자신의 모습에

흠칫 놀라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하지만

그런 자신을 추스리고 이 나이 된 것은

사람 사는 것에 작은 이유 하나 씩은 있지 않을런지요.



sgs.







꽃이 먼저 핀다





매화나무나 벚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목련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꽃이 먼저 핀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부터 보여준다.



참으로 순수한 열정이다.

나뭇가지의 어디에 그런 꽃이

숨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겨울에 그들은 한낱 불품없는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색깔도 거무튀튀하다. 먼지가 쌓여있고, 가끔

새똥도 묻어 있고, 어떤 것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어딜 보아도

아무데도 쓰일 데가 없는 무가치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꽃을 피워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나를 아름답게 한다.







- 정호승의《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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