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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봄이면 생각나는 시 2006-03-31

사랑                                         <김 용 택 >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 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하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은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수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진달래 아직 몽우리 진 그 해 봄, 화왕산에서 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넘으며 '사랑'을 처음 알았고 그 이후 봄이면 생각나는 시...다. 그 때 이 시를 처음 들려준 그 친구가 시낭송 모임을 만들었단다. 나도 듣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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